한국일보

나의 의견-라스베가스

2018-03-14 (수) 김보은 / 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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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과 도박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는 라스베가스는 “What happens in Vegas, stays in Vegas(베가스에서 일어난 일은 베가스에 남아 있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탈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도시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법적 성인이 되는 나이인 21살 이전에는 서커스 쇼들을 보는 것을 제외하고는 베가스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은 많이 없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더욱 더 21살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기다리던 21살 생일이 찾아왔고, 나는 바로 베가스로 향했다.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 이 도시의 모든 것들이 어색하였지만, 베가스 안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도 그들 중 한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가보는 클럽, 고작 몇 십 달러지만 시도해 본 슬롯머신, 그리고 공짜로 받는 칵테일들.


그리고 저번 주말, UNLV에 다니고 있는 친구를 방문하러 나는 다시 한 번 베가스를 찾아갔다. 1년 후의 나는 클럽도 가지 않았고, 갬블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심엔 호텔에서 애프터 눈 티를 마셨고, 저녁엔 빛나는 베가스가 다 보이는 라운지에서 친구와 대화를 나눴다.

베가스는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꼭 한번 가보라고 하고 싶은 도시이지만, 신나게 놀았다고 생각했던 저번 여행보다 올해의 여행이 더 뜻 깊은 걸 보면, 모두에게 일탈의 방법은 다른 것 같다. 다른 사람이 한다고 따라 하기보다는 어떤 일이든 본인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 주말이었다.

<김보은 / UC버클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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