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페퍼 스프레이

2018-03-12 (월) 박혜자 /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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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상점에서 일할 때 여러 번 강도를 만난 적이 있었다. 한 번은 밤 10시가 넘었는데 문을 닫으려는 순간에 스타킹을 얼굴에 뒤집어 쓴 강도가 권총을 들이 밀며 내가 일하는 곳 테이블을 뛰어 넘어와 “캐시 레지스터를 열어!”하면서 나의 머리를 권총으로 때린 적이 있다. 강도는 돈을 다 빼가지고 쏜살같이 달아났다.

그 후에 나는 한 달이 넘도록 손님이 가까이 와서 나에게 말을 할 때는 깜짝 깜짝 놀라곤 했다. 이런 일을 그 후에도 몇 번을 당했다. 요즈음 세월이 점점 흉악해져 하루가 멀다 하고 이곳저곳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많은 인명을 빼앗아 가고 있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시니어의 몸으로 나 자신을 어떻게 방어할 수가 있을까. 언젠가 한인들은 핸드백에 현금을 많이 지니고 다닌다고 알려져 한인 시니어들이 강도들의 표적이 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만일 길거리에서 걸인이 돈을 좀 달라고 하면 좀 주는 것으로 끝나지만, 강도는 다르다. 호젓한 거리에서 강도가 달려든다면 어떻게 나를 보호할까하고 생각하면 나오는 대답이 바로 ‘페퍼 스프레이(Pepper Spray)’다. 이것을 비상용으로 핸드백 안에 하나씩 준비해서 다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밤에 혼자서 어떤 곳을 꼭 가야 한다면 페퍼 스프레이를 백에 넣지 말고 한 손에 들고 걸어가다 사용하면 강도 퇴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이 읽는 이들에게 두려움을 안겨 줄까 염려도 되지만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나를 지킬 수 있다.
페퍼 스프레이를 한 번도 사용하는 일이 없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내가 염려하는 것이 오직 기우에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박혜자 /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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