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 뿌리교육

2018-03-07 (수) 김진국 / LA평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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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나이에 이민 온 아들에게 틈 있을 때마다 우리는 위대한 민족 한국사람 임을 자랑삼아 말해주곤 하였다. 그런데 듣는 아들은 잘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흥미가 없어서인지 듣는 둥 마는 둥 별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왜 그런 말을 해주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얼마 전 아들 집에 갔는데 평창올림픽이 한창 TV에 중계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말도 잘할줄 모르는 7살짜리 손자가 자기가 직접 그렸다는 태극기를 번쩍 들고 “Go, Korea!”를 외치는 것이 아닌가. 한국팀이 나올 때마다 태극기를 들고 응원한다는 아들의 설명이다.

귀엽게 태극기를 흔들며 외쳐대는 응원소리를 들으니 너무너무 기쁘고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자기가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어디서 보고 그렸는지는 몰라도 건곤감리를 정확히 그린 태극기에 ‘Go, Korea!’를 적고 외치며 한국팀을 응원하는 손자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자식들에게 마치 내 자랑하듯 “우리나라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나라, 세계 열손가락에 들어가는 경제대국, IT 세계 최강국, 선박수주 세계 제일이요 세계대전 후 산림녹화에도 성공한 세계에서 하나뿐인 나라”라고 듣지 싫은 잔소리처럼 들려주었던 것이 헛되지 않은 뿌리교육이었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면서 문득 한 가지 더, 통일된 나라가 되어 이것을 자랑으로 말해주고 싶은 마음 또한 간절해졌다.

<김진국 / LA평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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