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부채춤
2018-02-28 (수) 12:00:00
이영숙 / 몬트레이 문화원장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고귀함을 자랑하는 부채춤은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춤 중의 하나다. 접고 펴고 돌리면서 만드는 꽃 모양은 마치 마음의 문이 열리면서 밝은 태양의 빛이 그 안에 가득 찬 느낌이다. 부채 끝으로 연결하며 만드는 파도치기 역시 기쁨에 솟구치는 분수같이 감탄을 자아낸다.
서로의 끝줄로 하나가 되면서 만드는 산의 선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산의 모습처럼 말없이 본분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전통과 현대를 잘 응용한 춤사위는 조용히 가라앉다 약동하는 우리 선조의 조화로운 기상을 잘 나타내주고, 물결 같은 움직임은 우아함과 포근함으로 감싸주는 듯하다.
부채춤을 본 아이들은 그 화사함과 아름다움에 빠져 선뜻 부채춤을 배우고 싶어 한다. 4살 때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와서 열심히 배운 결과 주류사회에서 많은 공연을 한 아이들이 지금은 고등학생, 대학생이 된 이들도 있다.
오랜 세월 주류사회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데 큰 공을 세워준 학부모들, 우리만큼은 이해를 못해도 한국 예술을 아끼고 사랑해준 아이들이 기특하고 자랑스럽다. 예정된 봄, 여름 공연날짜가 성큼성큼 다가올수록 맘이 급해지지만 나는 한 동작 한 동작 춤사위 연습시키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간혹 작은 실수, 미숙한 장면이 있으면 어떠랴. 아이들의 그 모습까지도 관람하는 모든 분들에게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지금은 어리지만 우리 문화와 예술 속에서 성장한 그들이 훗날 동방의 작은 나라, 자랑스러운 한국을 기억하면서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생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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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 몬트레이 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