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어머니와의 마지막 작별
2018-02-26 (월) 12:00:00
석은옥 / 강영우 장학회
최근 친정어머니가 98세로 양로원에서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사위인 강영우 박사 묘 바로 옆에 묻히시며 영원한 안식에 드셨다. 남편과 50세에 일찍 사별하시고 나를 숙명여대 보내시느라 고생하셨던 어머니. 착한 딸이 맹인 학생을 도와준다니 방학 때면 집에 오라 하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그러나 6년 후 그 맹인 학생이 대학생이 되고 딸은 시각장애인 선생을 하기 위해 1967년 미국 펜실베니아로 유학을 떠난다 하니 “내 딸이 장하다” 하시며 좋은 사윗감을 만나라고 격려하셨다. 1년 후 연수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니 서둘러 선을 보게 하셨다.
그러나 뜻밖에 연세대학 1학년 강영우 동생과 3년 후 졸업하고 결혼하겠다는 철없는 딸의 결정에 “딸아, 왜 그리 어려운 길을 가려느냐? 안 된다”고 말리셨다. 하지만 결국 “그것이 하나님이 너에게 명하신 것이라면 나도 순종해야겠지”라고 승낙해주셨다.
결혼 후 우리 두 사람은 열심히 노력해서 미국유학을 오고 박사가 되고 미국에서 직장을 얻게 되었고, 서둘러 70세이던 어머니를 미국에 초청했다. 어머니는 사위의 효도를 받으시며 딸 하나지만 아들 열보다 낫다고 행복해 하셨다.
사위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돼 마음 아파하셨던 어머니. 나도 이제 75세가 넘어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유종에 미를 거둬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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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은옥 / 강영우 장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