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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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멀어져 가는 ‘내 집 장만의 꿈’

2018-03-01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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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구매 심리 위축 이유 살펴보니

▶ 가격도 비싸고 매물도 없어, 세제개편안도 부정적 영향

여전히 높은 ‘내 집 장만’ 수요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 능력 하락으로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의 분기별 ‘주택 시장 조사 보고서’(HOME)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택 구입 시기로 적합하다’라는 답변의 구매자 비율이 전 분기보다 소폭 하락했다. ‘구입 시기로 매우 적합하다’라고 여기는 구매자 비율은 높은 폭으로 하락,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되기 시작했음을 나타냈다.

■ 가격도 비싸고 매물도 없어서

주택 비보유자들은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거의 대부분 주택 구입 여건 악화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주택 구입 여건 악화 이유로는 주택 가격 급등이 원인이라고 느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주택 비보유자들은 주택 가격 추가 상승 전망 때문에 섣불리 주택 구입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매물 부족 현상 역시 주택 구매 심리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NAR의 분기별 보고서에서 주택 구입 시기로 적절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적절하다는 주택 비보유자들의 답변은 지난해 3분기 약 62%에서 지난해 4분기 약 58%로 크게 낮아졌다. 주택 비보유자를 포함, 주택 보유자, 세입자 등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주택 구입 시기로 적절하다는 답변 비율은 전분기보다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구입 시기로 적절하다는 전체 답변 비율은 지난해 4분기 약 72%로 전분기(약 77%)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중 구입 시기로 매우 적절하다는 답변 비율은 지난해 3분기 약 48%에서 지난해 4분기 약 43%로 하락, 전반적인 주택 구매 심리 하락을 이끌었다.

주택 가격 급등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연령대는 젊은 층으로 젊은 층의 주택 구매 심리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조사에서 34세 미만 응답자 중 주택 구입 시기로 적절하다는 답변 비율은 약 63%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65세 이상 노년층의 경우 구입 시기로 적절하다는 응답자가 약 78%로 가장 높았고 35세~64세 중에서도 구입 시기로 적절하다는 비율은 약 71%~75%대로 조사됐다.

■ 집 팔아도 구입할 집이 마땅치 않아

주택을 처분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여기는 비율도 지난해 4분기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택 처분 시기로 적절하다는 답변은 지난해 3분기 약 78%나 기록했지만 불과 한 분기만에 약 71%로 다시 떨어졌다. 지난해 말 통과된 세제 개편안의 영향이 이미 주택 보유자들 사이에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 보유자들이 주택 처분 시기를 미룰 경우 가뜩이나 매물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고 주택 거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주택 처분 시기로 ‘다소’(Moderately) 적절하다는 응답 비율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약 28%로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처분 시기로 매우 적절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지난해 3분기 약 51%에서 4분기 43%로 크게 떨어져 주택 보유자들의 주택 시장 신뢰도 역시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연령대 별로는 젊은 층일수록 주택 처분 시기에 대대한 자신감이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34세 미만의 경우 주택 처분 시기로 적절하다는 답변이 약 66%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반면 65세 이상의 경우 주택 처분 시기로 적절하다는 답변이 약 75%로 주택 처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지난 해 주택 가격 오른 것으로 판단

실제 주택 가격 상승과 상관없이 주변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여긴 답변자 비율은 매번 조사 때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주변 주택 가격이 지난 12개월 사이 올랐다고 믿는 응답자 비율은 약 64%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주택 가격이 오른다고 믿는 응답자 비율은 2016년 1분기(약 50%)부터 매 분기별 조사 때마다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면 지역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믿는 응답자는 같은 기간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하며 지난해 4분기 약 6%로 낮아졌다. 주택 가격이 올랐다고 믿는 응답자들은 전 연령대에서 고른 비율로 나타났다. 비율이 가장 낮은 연령대는 34세 미만으로 약 62%가 지난 12개월간 주택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기타 연령대 역시 주택 가격이 올랐다고 답한 비율은 약 64%~66%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 향후 주택 가격 상승세 둔화될 것

향후 주택 가격 전망에 대한 질문에서는 오를 것으로 본다는 비율이 조금씩 낮아진 반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비율이 조금씩 높아졌다. 주택 시장 소비자들이 주택 가격이 정체될 것으로 믿을 경우 실제 가격 정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주택 가격 변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6개월간 주택 가격이 오를 것 같다는 응답자는 지난해 4분기 약 51%로 전분기(약 53%)보다 낮아졌다.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지난해 1분기(약 51%) 이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앞으로 6개월 동안 주택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답변은 지난해 1분기(약 42%) 이후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다.

■ 세제 개편안 시행에 부정적 전망

한편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지난해 통과된 세제 개편안에 따른 주택 시장 소비자들의 전망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 추가됐다. 세제 개편안에 따라 모기지 이자 공제액과 재산세 공제액이 축소될 예정이다. 응답자 중 약 48%는 세제 개편안이 시행되면 재정적으로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답변을 내놓았다. 또 약 30%의 응답자는 세제 개편안 시행으로 새집으로 이사가 꺼려진다는 반응을 보여 향후 주택 거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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