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소 뒤에 숨겨진 칼날

2018-02-16 (금) 12:00:00 한인섭 전 VOA·RFA 한국어방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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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북한 대표단이 2박3일 동안 돌풍을 일으키고 11일 돌아갔다. 그 중심에는 독재자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있었다.

김여정은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턱을 살짝 추켜올린 도도한 자세에 늘 잔잔한 미소를 띠며 사람들을 현혹시켰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김여정은 악명 높은 잔악한 독재정권의 실세로 미국의 제재대상에 올라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1972년부터 금년까지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자유를 억압하는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국가라고 프리덤 하우스는 지목하고 있다.

북한의 인권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한다고 해서 이런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바로 그런 북한에서 김여정은 노동당 선전 선동부 핵심으로 주민들에게 들어가는 외부정보 유입을 막고 체제 선전만 주입시키는 인권유린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그러니 인권유린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볼 수 있다. 그가 남쪽 방문 중 어떤 이미지를 남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지에 너무 현혹되다 보면 본질을 보지 못하게 된다.

우리는 미소 뒤에 숨겨져 있는 칼날을 보아야 한다. 앞으로 북한은 평창 돌풍의 여세를 몰아 한미합동훈련 무기연기 내지 취소, 미북 간 대화 등 평화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공세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그래서 대단히 중요하다. 북한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워싱턴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평화협정을 부르짖는 목소리도 들린다. 평화협정 다음에는 주한미군철수, 그 다음에는 그들 주도의 적화통일이 김일성 왕조의 변함없는 궁극적인 목표임을 그들이 알고 하는 얘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인섭 전 VOA·RFA 한국어방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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