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도

2018-02-16 (금) 권일준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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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둘러싸고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사라지고 평화가 올 것이라는 낙관론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테러와 무력공격으로 올림픽에 훼방을 놓는 것보다는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평화 선전 공세를 펼친다 해도 그들의 속마음이 달라진 것은 없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공산당들의 전쟁과 평화는 스탈린의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모택동의“ 타타 담담(싸우면서 대화하고), 담담 타타(대화하면서 싸운다)”는 기본 전략전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산화이다. 그 이유는 공산주의는 제한된 지역에 국한되어서는 실현이 불가능하며 온 세계가 공산화 되었을 때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이념 확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공산주의자들과의 평화협상은 성공적이기가 쉽지 않다. 중국대륙 공산화 이전에 빈약한 모택동의 공산당과 미국의 지원을 받아 강력하게 무장한 장개석 국민당 정부와의 항일 공동전선, 즉 ‘국공합작’이 종국에는 중국대륙의 공산화를 가져왔다.

또 닉슨 대통령시절 베트남 전쟁 수습을 위한 베트남과의 파리 평화협정도 결국은 베트남의 공산화로 막을 내렸다. 공산주의와의 평화협상은 항상 이런 결과로 끝이 났다. 이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안겨주는 냉정한 교훈이다.

오늘날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촉발된 전쟁 위기는 이전의 어느 역사적인 상황보다 복잡하고 첨예화된 대립상황이어서 극복해야할 험난한 고비가 너무도 많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민들을 희생시켜가며 핵개발에 성공한 북한은 ‘핵이야말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생존보장 수단’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런 만큼 이들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런 사실을 인식한다면 북한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자명해진다.

반면 미국으로서는 미국 본토와 미국민을 향한 핵 위협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반드시 제거되어야할 시급하고도 긴박한 위협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인접 일본과 한국의 핵무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핵 확산이라는 인류사적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는 국제적인 불안과 인식이 함께 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주도의 북핵 위기는 이번 평창올림픽 참가를 통해 한국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에 대한 시험이자 북한에게는 첨예화된 국제적인 제재 압박으로부터의 돌파구,ICBM(대륙간 탄도미사일)개발 시간 벌기, 남한을 미국으로부터 떼어놓기, 미국 떠보기, 올림픽을 통한 체제 선전 등등 여러 가지 유리한 복합적인 저의가 담겨져 있다.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인 김씨 왕조 치하의 한반도 통일, 남한의 공산화, 외세의 간섭 없는‘ 주체적인 통일’을 이루기 위한 핵심적인 전제조건은 주한미군의 철수다.

한반도의 통일이 자유, 민주, 인권존중, 인간평등, 사회정의, 국민 복지를 보장받는 자유민주 체제 하의 통일이어야 한다면 남한 국민 개개인 모두가 이를 지키려는 전 국민적인 ‘동질의식(Consensus)’과 굳건한 개개인의 의지가 다져져 표출되어야만 할 것이다.

<권일준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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