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사람들은 묵은해의 것들을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다짐을 하며 여러 가지 결심과 계획을 세운다. 나는 새해 결심을 따로 하지 않는 대신 한 화두를 꺼냈다. “끝이 깨끗한 사람이 되자”로.
부와 권력을 장악했던 많은 사람들이 부정한 일에 연루되어 줄줄이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르고, 구속 수감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족적이 깨끗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학벌이 우수하고 돈이 많은들 그 끝이 부정부패와 연결되어 있다면 그건 소용이 없다. 특히 말년에 그 끝이 깨끗이 마무리 된다면 그건 한 인간으로서 성공한 삶이라는 깨달음이 왔다.
문득 법정스님이 떠올랐다. 그의 글에선 맑고 향기로운 기운이 늘 피어났다. 영혼을 맑게 하는 힘이 느껴졌다.그의 마지막은 말끔하고 깨끗하게 한 줌의 재로 남아, 그가 사랑하던 숲속 소나무 사이의 바람결을 타고 사라졌다. 그 결말은 너무나 청결해서, 뒷맛이 깨끗하다 못해 허허로움을 느낄 정도였다.
일생 구도자의 길을 정진하신 그 분을 우리가 어찌 따라갈 수 있겠는가! 그저 위대한 한 삶의 본보기를 감동으로 바라볼 뿐이다. 그래도 나의 처한 자리에서 할 수 있는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매일, 매 순간, 매사에 끝을 깨끗이 정돈하며 사노라면, 그런 생활태도로 살아간다면 깨끗한 인생의 끝맺음을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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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애 / 뉴욕주 법정통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