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켈리, 배넌의 길 가려나

2018-01-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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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장벽 건설 공약보다 ‘진화’ 언급, 트럼프 취임 후 처음 공개적 이상기류

▶ “보스의 무지함 건드려 축출 수순 밟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간에 이상기류가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건설 구상이 강경했던 대선 공약보다 상당히 ‘진화’했다는 켈리 비서실장의 언급에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트위터를 통해 “장벽은 장벽이다. 내가 구상했던 첫날부터 절대 변하거나 다른 형태로 전개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켈리 비서실장은 전날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기간 지지했던 이민정책은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며 이후 진화돼왔다”며 “미국은 남쪽 국경 전체에 걸쳐 장벽을 건설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며, 멕시코가 그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리 비서실장은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대선 기간에는 완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캠페인과 실제 통치는 다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무엇이 현실 가능한 영역인가라는 관점에서 매우 유연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와 관련,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존 켈리, 스티브 배넌의 순간을 맞을 위험을 무릅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비서실장이 ‘성숙한 전문가’로서 충분한 지식을 갖지 않은 자신을 참을성 있게 훈육해 장벽 정책의 진전을 끌어낸 것처럼 비친 모습에 폭발했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지인의 전언을 소개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비서실장 사이에 공개적으로 긴장이 조성된 첫 신호로, 특히 ‘진화’라는 표현이 지구 상에서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모욕적이었을 것”이라고 풀이한 뒤 “켈리 비서실장은 보스와 끔찍한 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익명의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켈리 비서실장은 트럼프의 무지함으로부터 나라를 구하는 ‘위대한 조정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함으로써 마침내 스티브 배넌의 ‘영토’에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오른팔로 불리다 지난해 8월 축출된 뒤 최근 ‘화염과 분노’ 책 발간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인 배넌의 길을 켈리 비서실장이 가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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