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학 캠퍼스 음주탈선 ‘비상’

2018-01-19 (금) 손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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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CLA서 음주 성폭행 사건 발생, 학생 사교클럽위원회 “술 전면 금지”

▶ UC 계열, 학생 행사 금주령 확대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하고 있는 UCLA 등 대학 캠퍼스에 음주 탈선 비상이 걸렸다.

UCLA 대학 경찰에 따르면 마틴 루터 킹 데이 연휴이던 지난 13일 밤 UCLA 캠퍼스 인근의 한 학생 사교클럽 하우스에서 사교클럽 소속 학생이 음주 후 파티에 참석한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다음날 아침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UCLA의 학생 사교클럽 ‘세타 델타 카이’의 전직 회장이었던 벤자민 오어(21)가 성폭행 미수 혐의로 체포됐다가 1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경찰은 오어가 술에 취해 여학생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음주를 즐긴 후 성범죄 사건에 노출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 UC 버클리에서도 사교클럽 행사에 다녀온 여학생이 캠퍼스 밖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두 차례나 연이어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이 성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의 요인이 되고 있는 대학가 음주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UCLA의 대학 사교클럽위원회가 학생 사교클럽 행사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 UC 계열대 교내 학생 행사에서 술을 퇴출하려는 조치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 주말에 발생한 성범죄 사건을 계기로 UCLA 학생 사교클럽 위원회는 교내 사교클럽 하우스 행사에서 술을 일절 금지시키기로 결정했고,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UC 버클리 사교클럽위원회도 사교클럽 행사에서 음주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같은 조치는 UC 계열대 등 캘리포니아 내 대학 캠퍼스들에서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 2013-2015 교육 당국 통계에 따르면 당시 3년 간 UC 계열대 캠퍼스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내 주요 대학들에서 성폭행과 성추행 등 성범죄 신고 건수가 학교 당 평균 60건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된 교내 성범죄 693건 가운데 61%가 교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UCLA 전체 발생 성폭력 건수 80건 중 39건, 버클리 74건 중 38건 모두가 기숙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었다.

성범죄 피해자들이 성희롱, 강간미수, 성폭행을 포함한 성범죄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는 전체의 일부분에 불과해 실제 피해 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더욱 강력한 교내 성범죄 예방책이 요구되고 있다.

<손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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