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벽예배길 한인할머니 뺑소니 참변, 용의자 잡고 보니… 50대 한인 여성

2018-01-12 (금)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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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한인타운 플러싱서, “사람인 줄 몰랐다”주장

70대 한인 여성이 새벽예배 참석 후 귀가하는 길에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인으로 드러난 뺑소니 운전자는 사건 발생 하루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뉴욕 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7시8분께 한인 밀집지인 플러싱의 파슨스 블러버드 선상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임정심(77)씨를 인근을 지나던 행인이 발견해 911에 신고했다.

임씨는 출동한 응급차량에 실려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사망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두 블럭 떨어진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씨는 거의 매일 새벽예배에 참석하는 독실한 교인으로, 이날도 집 근처의 교회에 새벽기도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고 발생 지점 앞에 위치한 퀸즈한인성당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찍힌 사고 장면을 확보해 뺑소니 차량을 추적한 결과 플러싱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민모(58)씨를 뺑소니 용의자로 확인하고 11일 새벽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민씨는 10일 새벽 7시1분께 자신의 2016년형 검정색 도요타 코롤라 승용차를 몰고 32가 동쪽방향으로 주행하던 중 파슨스 블러바드가 만나는 사거리에서 건널목을 건너던 임씨를 친 뒤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씨는 신호등을 무시하고 차를 몰다가 건널목을 건너던 임씨를 쳤으며, 사고 후에도 차량을 멈추지 않고 임씨가 차량아래 끼인 상태에서 200피트 가량을 끌고 주행하는 장면이 감시카메라에 찍혔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에 대해 용의자 민씨는 자신이 사람을 친 지 몰랐으며 차에 부딪힌 것이 얼음덩어리로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씨는 이날 보호관찰 조건으로 보석금 없이 풀려났으며, 첫 재판은 2월1일로 예정돼 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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