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측근이 호주 외교관에게 힐러리 이메일 러 해킹 ‘취중폭로’
▶ 실제 해킹 발생하자 호주가 미국 정부에 알려 FBI 수사 착수

트럼프 캠프 외교 고문이던 조지 파파도풀로스 [출처 : 파파도풀로스 트위터]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한 수사는 도널드 트럼프 캠프 참모의 '취중 폭로' 덕분에 시작될 수 있었다고 30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016년 5월 트럼프 캠프 외교 고문이던 조지 파파도풀로스는 영국 런던의 고급 술집에서 영국 주재 호주 최고위 외교관 알렉산더 다우너를 만났다.
파파도풀로스는 호주 외교장관을 지낸 다우너에게 '러시아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 민주당 대선 후보를 당황스럽게 할 이메일 수천 건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물론 러시아가 클린턴 후보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해킹한 이메일들이었다.
술자리를 가진 뒤 두 달이 지나 실제로 해킹된 민주당 이메일이 온라인에 유출되기 시작하자 호주 당국은 다우너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

알렉산더 다우너 [AP=연합뉴스]
NYT는 이번 사건에서 호주 당국의 역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현직 미 관리와 외국 정부 당국자 4명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캠프 구성원이 내막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의) 해킹과 폭로가 연방수사국(FBI)으로 하여금 2016년 7월 수사에 착수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파도풀로스가 다우너에게 얼마나 많은 정보를 털어놓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수사 대응을 총괄하는 타이 콥 백악관 특별고문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로버트 뮬러 특검이 신속하게 조사를 마칠 수 있도록 협조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번 보도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현재 파파도풀로스는 '플리 바겐'(사전형량조정제도)을 통해 특검 수사에 협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두 달 전 문건 공개를 통해 파파도풀로스가 지난해 4월 런던에서 러시아 측과 연계된 몰타 출신의 조지프 미프수드 교수를 만나 '러시아가 클린턴 후보에게 흠집을 낼 수천 건의 이메일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때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해킹을 당한 사실이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고, DNC 스스로도 인지하기 전이었다.
신문은 파파도풀로스가 이 같은 정보를 다우너와 공유했지만, 트럼프 캠프 내 다른 인사에게도 말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에 올려져 있는 2016년 대선본부 회의 장면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