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AP “미국, 트럼프 취임 초기 북한과 비공식 대화”

2017-12-30 (토) 09: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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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미국 학자가 북측과 만나 핵·미사일 시험 중단 환영 메시지 전달

AP “미국, 트럼프 취임 초기 북한과 비공식 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미국이 북한과 비공식적으로 접촉, 새 행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A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 달에 미국의 한 학자가 북한 관리들과 조용히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도발 중단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고 이는 한 줄기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10개월 전 있었던 미국과 북한 간의 비공식 접촉은 그동안 보도되지 않았으나 익명을 요구한 참석자의 전언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접촉에는 미국 정부 관리는 없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관리들은 그러나 미국의 메시지에 강력히 반발하고 핵·미사일 실험이 없었던 4개월간의 휴지기는 화해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미국의 기대는 무너졌다.

북한 관리들은 당시 미국 측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언제든지 원할 때 시험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으며, 실제 이들의 주장을 반영하듯 북한은 이틀 뒤 새로운 중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이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와 북한의 '짧은 허니문'도 끝을 맞았다.

북한이 지난 2월 강행한 시험 발사는 한 해 동안 지속된 북미 긴장 관계의 전조 같았으며 실제 양국 간 긴장 상태는 1953년 한국전 이후 가장 고조됐다.

당시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으나 북한의 타협 없는 태도는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도전을 더욱 선명히 보여주는 한편 북한의 속마음을 가늠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을 뿐이라고 AP통신은 밝혔다.

비공식 접촉이 별다른 성과가 없이 끝나고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규모 6.3의 지진을 야기한 수소폭탄 실험을 포함 총 20차례 이상 핵·미사일 실험을 진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작고 뚱뚱한", "병든 강아지", "작은 로켓맨" 등의 표현으로 비난했고, 김 위원장도 "노망난 늙은이",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니다"와 같은 원색적 표현으로 맞받아치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나아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탄도 미사일 시험에서 더 나아가 대기권 실험을 강행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 이후 사라졌던 외교 채널을 가동,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과 접촉했으나 이 또한 북한에 억류됐다가 뇌사상태가 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귀환 외에는 별다른 성과는 없다고 AP는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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