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롱크스=AP/뉴시스]29일 뉴욕 경찰이 브롱크스 아파트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서 12명의 사망자를 낸 화재 참사는, 불이 시작된 1층 거주자들이 현관문을 열어 놓고 대피한 탓에 피해 규모가 커졌다.
대니얼 니그로 뉴욕 소방국장은, 29일 아파트 1층에 살던 여성과 아이들이 집 안에 불이 난 것을 보고 대피하면서 현관문을 열어 놔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고 NBC뉴스 등에 밝혔다.
이번 화재는 1층에 사는 3세 남자아이가, 어머니가 방심한 사이 주방에서 가열기구를 가지고 놀다가 발생했다. 아이의 어머니가 불을 발견했을 땐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니그로 국장은 "그가 2세, 3세 아이들을 데리고 아파트를 빠져 나오면서 문을 열어 놨다"며 "이 때문에 불이 계단을 타고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고 말했다.
불이 난 5층짜리 아파트에는 총 25가구가 입주해 있었다. 니그로 국장은 소방관들이 화재 발생 몇 분 만에 현장에 닿았지만 연기가 손을 쓸 새도 없이 마치 '굴뚝'을 타듯 계단을 통해 번졌다고 설명했다.
니그로 국장은 "(불이 나서 대피할 때는) 문을 닫으라, 문을 닫으라, 문을 닫으라"고 여러 차례 힘주어 강조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당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이 났다면 빠져나올 때 반드시 문을 닫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간밤에 발생한 일을 결과로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27년 사이 뉴욕시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재 참사다. 뉴욕에선 1990년 3월 25일 새벽 해피랜드 클럽에서 큰 불이 나 87명이 사망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