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잘못된 선택이 부르는 참담한 결과

2017-12-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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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정유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이틀만 지나면 무술년 새해가 밝아온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맞이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희망찬 새해의 기운을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맺혀있는 것들은 풀고 막혀있는 것들은 뚫어야 한다. 묵은 것들을 버려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해의 마지막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차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한해의 마지막을 흥청망청 보내다 악몽 속에 새해를 맞는 한인들이 있다. 음주를 한 후 호기롭게 운전대를 잡았다가 적발되거나 사고를 일으키는 사람들이다. 회사 회식 후 만취가 된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청소년 2명을 사망케 해 이번 달 10년형을 선고받은 테네시 한인의 케이스는 음주운전이 어떻게 인생을 한순간에 망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깨우쳐준다. 이 한인은 픽업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회사의 제의를 거부하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화를 자초했다. 이처럼 술기운 속에 부린 객기와 만용은 참담한 결과를 부른다.

남가주 각 지역 경찰국과 고속도로순찰대는 매년 연말 전방위적인 음주운전 단속을 벌이고 있다. 12월 중순부터 1월1일까지 약 보름간 100여개 경찰국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집중적인 음주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 기간에 적발되는 음주운전자만 2,500명을 상회한다. 특히 올해의 맨 끝자락인 이번 주말에는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이 벌어진다. 이번 주말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는다면 그것은 아주 어리석고도 무모한 도박이 될 것이다.


요즘 프리웨이 전광판에는 ‘Drive High Get a DUI’라는 문구가 반짝이고 있다. 유명한 음주운전 캠페인 광고의 문구이다. 이 광고의 메시지는 ‘그것은 당신의 책임이다. 올바른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삶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만약 술 취한 테네시 한인이 자동차 키를 다른 사람 손에 넘겼더라면 참담한 불행의 길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2017년 이틀은 한해를 반추하며 조용히 보내야 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피치 못해 술을 마셔야 할 경우라면 절대로 운전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잘못된 선택은 순간이지만 치러야 할 대가는 순간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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