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사랑’
2017-12-28 (목) 12:00:00
Linda Gregg

신정연,‘Sound of leaves A’
고요에 장식을 달고 싶어, 하지만
이곳은 점점 더 깨끗해지고
평범해지기만 하네. 레지스터 위에 달아둔
유리차임은, 열기가 닿을 때
조금, 흔들리네. 나는
너무 오래 기다렸었지. 차를 마실
시간을 놓쳤어.
뜨겁지 않았지. 그저 따스했을 뿐.
Linda Gregg ‘겨울 사랑’
임혜신 옮김
이런 사랑 어떤지요. 밖에는 흰 눈이 내리고, 가게는 아마 문 닫을 시간쯤이겠지요.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차를 마실 시간을 놓치듯, 사랑을 놓쳐버린 당신. 하지만 그 사랑 아직 온기가 깊어, 홀로 있는 시간이면 문뜩 찾아오는 가 봅니다. 아파하고 있나요? 아니면 이제쯤 평온해졌나요? 아마 그 모두이겠지요. 문을 닫고 홀로 눈길을 걸어 집으로 가는 당신의 겨울이 아름답습니다. 때로는 이루어진 사랑보다 실패한 사랑이 감미롭지요. 실패는 가지고 놀 수많은 침묵의 색체를 갖고 있으니까요. 또 한 해의 마지막 날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모두들 추운 겨울 길에서도 행복하기를.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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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da Greg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