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석란, ‘Inner Flares 8’
내가 주문한 모든 것을 가져오기 때문이죠
결코 기분 나빠 하는 일 없고
떠날 때면 항상 즐겁게 손을 흔들죠
갈색 셔츠가 잘 어울리는 당신
우리는 이상적인, 복잡하지 않은 관계
당신은 멋진 다리를 가진 귀여운 남자 친구처럼
언제나 딱 맞는 선물을 주죠
(왜냐하면, 이게 내가 갖고 싶었던 바로 그 것이니까!)
그리고 떠나죠, 사려 깊게도
아, 소포배달부님, 당신의 깨끗한 갈색
트럭을 타고 도주해요 우리.
직장도 버리고요, 나는 버릴 거예요,
갈색마을로 떠나요. 멋진 갈색 음식으로 서로를 유혹하며
로스트 비프, 다크 초컬릿, 부라우니, 아이리시 맥주,
집에서 만든 펌퍼니클과 쿠키
나는 엄마처럼 버본 피컨파이를 당신에게 만들어 줄 거예요
소포는 아늑한 나무 오두막에, 한 마리, 혹은
두 마리 갈색 개, 그리고 검은 갈색 곰돌이와 함께 사는,
친절해 보이는, 사람들에게나 모두 주어버려요,
정말이에요 UPS Man, 우리 그러자구요.
어디다 싸인 할까요?
Alice N. Persons‘ UPS Man, 내가 당신에게 빠진 이유는’
임혜신 옮김
갈색 유니폼을 입고 갈색 차를 몰고 오는 UPS Man은 아주 이상적인 애인의 조건을 하나 갖추고 있다. 필요한 것을 집에까지 딱, 가져다주는 것이 그것이다. 게다가 잘생기고 즐거운 표정을 지어준다면 제법 애인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셈이다. 서로 원하는 것을 주기만 하고 더 이상 복잡한 관계를 맺지 않아도 되는 연인사이는 없다. 그래서 배달부는 시적 환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배달부들이 바쁜 철이다. 딱 맞는 애인과 함께 초컬릿과 갈색 맥주가 있는 꿈의 마을로 도주할 수가 없는 모든 연인들에게, 멋진 소포가 배달되길 빈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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