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겨울왕국 아니면 호그와트성

2017-12-20 (수) 하은선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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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세워진 ‘해리 포터의 마법세계’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다녀왔다.

해리 포터 빌리지가 온통 할러데이 테마로 꾸며져 그야말로 환상의 마법 세계였다. 버터맥주를 손에 들고 크리스마스 장식을 입은 눈 쌓인 호그스미드 마을을 구경하며 어둑해지기를 기다렸다가 별빛 아래 호그와트 라잇 쇼를 관람했다. 호그와트 성 전면에 마법사들이 날아다니는 3D 애니메이션 효과를 활용한 조명쇼였다.

놀이기구도 아닌데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줄 서서 입장을 기다려야 하는 호그와트 라잇 쇼를 보면서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소유한 NBC유니버설이 ‘해리포터’의 배급사인 워너 브라더스에 높은 프랜차이즈 수수료를 지불하면서까지 마법의 세계 해리 포터 빌리지를 세운 이유에 공감했다.

할리웃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지난해 4월 해리포터 빌리지가 공식 오픈한 이후 전년 대비 입장수익이 60% 뛰어올랐다고 한다.


올랜도 유니버설 역시 2010년 6월 해리포터 빌리지 오픈 이후 입장객이 30% 증가했다니 해리포터 빌리지의 위력은 과히 동심을 흔들고도 남는다.

올 6월 발표된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해리포터 브랜드 가치는 2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 세계 영화 수익이 72억 달러, 7권이 출간된 해리포터 시리즈의 출판수익 77억 달러, 캐릭터 상품(장난감) 수익 73억 달러, 부가시장에다 할리웃과 올랜도, 일본에 세워진 3개의 테마파크 수익까지 합한다면 그 가치는 1977년 시작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가 보유하고 있는 300억 달러를 곧 따라잡을지 모른다.

1997년 세상에 나온 ‘해리포터’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프랜차이즈 예고편이 월트 디즈니가 대박을 터트린 ‘겨울왕국’(Frozen)이다. 단 1편으로 영화 수익 12억 달러를 올렸고 ‘렛 잇 고’ 노래 하나로 110만 달러라는 경이로운 음반 수익을 기록했다. 2013년 빛을 본 ‘겨울왕국’의 돌풍은 그 무렵 태어난 딸이나 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엘사나 안나, 심지어 올라프가 그려진 물건 하나 없는 집이 드물다.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크리스마스 위시리스트 1위가 엘사와 안나 공주 캐릭터 상품이다.

여기에 디즈니 월드에 세워진 ‘프로즌 에버 애프터’ 놀이기구의 흥행몰이도 한 몫 한다. 5분을 타기 위해 5시간을 기다린다는 ‘프로즌 에버 애프터’는 엘사와 안나 공주가 살던 아렌델 왕국을 보트를 타고 돌아보는 라이드인데 실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눈 앞에서 움직이는 착각이 들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아마도 2019년 ‘겨울왕국 속편’(Frozen 2)이 개봉되고 나면 딸 가진 부모는 앞으로 최소한 4년 더 겨울왕국에서 살아야 되지 않을까.

얼마남지 않은 크리스마스, 어린이 선물이 고민이라면 해리포터와 겨울왕국 중 하나를 고르면 중간은 간다.

<하은선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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