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견-‘깨진 유리창’의 법칙
2017-12-07 (목) 12:00:00
김소형 / 샌프란시스코 문협 회원
매달 첫째 주 금요일 밤이면 오클랜드 다운타운의 텔리그래프 애비뉴에서 KONO(Korea Town North Gate) 행사가 열린다. 코리아타운 조성을 위해 20th~27th Street에서 열리는 KONO행사에서는 한국적인 것뿐만 아니라 다민족의 음식과 음악, 예술도 함께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
얼마 전 행사 다음 날 이른 아침, 학생들과 함께 이곳으로 거리청소 봉사를 나갔다. 행사가 새벽 넘게 이어진 후 날이 밝아오자, 밤사이 거리를 메운 사람들이 먹다 버린 음식과 깨진 술병들이 나뒹굴었다.
바로 옆에 쓰레기통이 있음에도, 그 전 사람들이 버렸던 쓰레기 위에 남은 음식을 버리거나 쌓아둔 것들이 보였다. 하물며 몇몇 쓰레기봉투는 접힌 그대로 개봉도 안 된 채 쓰레기더미 속에 파묻혀 있기도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쓰레기통을 놔두고 사람들은 왜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일까요?” 한 아이가 물었다.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 빗대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깨진 유리창처럼 사소한 것을 방치해두면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범죄심리학 이론이다.
거리를 청소하며 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곳곳에서 내가 미처 의식하지 못한 깨어진 유리창들을 만나면, 그곳에 새로운 유리창을 끼우고 닦을 수 있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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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 / 샌프란시스코 문협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