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급할수록 천천히

2017-12-04 (월) 12:00:00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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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한 달 남짓 남았다. 연말이 오면 한가히 지내오던 내 생활도 종종 약속이 생겨 바빠진다. 무언지 모르게 한 해를 마감한다는 생각이 행동을 더 바삐 움직이게 한다. 나만의 생각이 아니고 주위의 가족이나 아는 사람들에게서도 느껴진다. 아니면 ‘빨리빨리’ 문화에서 자라온 한국인의 자연스러움일지도 모르겠다.

외출이 잦은 요즘은 운전하고 다니기가 수월치 않다. 연말이 되니 시간과 상관없이 차량이 늘어나 운전에 신경이 쓰인다. 어제 아침에는 길을 나서는데 신호등이 햇빛에 가려서 거의 안 보였다. 한참 동안 눈을 찌푸리고 화살표를 찾으며 기다렸다. 이 때문에 성난 운전자의 손가락을 보기도 한다.

잠깐의 방심과 급한 마음이 대형 사고를 일으킨다. 안전을 염두에 두고 천천히 가면 될 것을 급하게 서두르다 먼 곳으로 떠났다는 슬픈 소식도 자주 듣는다. 정지 사인에서 3초간 머문 다음에 출발하기라든가 우회전에서 특별한 사인이 없을 때는 꼭 정차 후에 떠나는 것이 습관화되어야 한다.


신호등에서 기다릴 때도 앞차의 뒷바퀴가 보일 정도로 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은 마치 줄을 설 때 앞사람과의 이상적인 간격(주먹을 쥔 손을 뻗친 간격)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예의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들 녀석이 배필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러나 이것도 서두를 게 아니라 ‘천천히’가 더 좋을지 모르겠다. 이번 연말 모두가 안전하게 운전하고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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