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수구리 족’

2017-11-30 (목) 12:00:00 최원국 / 비영리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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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와서는 복잡하지 않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책을 펼쳐 읽거나 신문을 보는 사람들을 찾기가 힘들다. 대중교통 수단 안의 풍경을 보노라면 선 사람이나 앉은 사람 대부분이 스마트 기기에 몰입하고 있다. 머리를 숙이고 화면에 몰두하고 있어 누가 옆에 왔는지도 모르고 있다. 이른바 ‘수구리 족’들이다.

얼마 전 도로에서 스마트기기를 보면서 걷다가 거기에 온 정신을 팔려 앞을 못보고 호수에 빠져 익사한 매스컴의 영상을 보기도 했다. 스마트 기기로 인하여 안전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밥 먹는 식탁에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대화 없이 수그리고 밥을 먹는 사람들. 어딜 가나 사람들이 기다리는 곳에는 그 스마트기기의 조그마한 화면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 수구리 족 뿐이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들이 스마트폰 진동이 울리지 않았는데도 진동이 울리는 것처럼 느끼는 ‘유령진동 증후군’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더하여 ‘노모포비아’ 족이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노모포비아(nomophobia)란 ‘no mobilephone phobia‘의 합성어로 휴대 전화가 없으면 불안해 지고 심지어 공포심까지 느껴지는 증상을 말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단일 ‘수구리 족’이 정치집단을 만들어 전 세계를 통치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상상을 해 본다.

<최원국 / 비영리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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