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 ‘성추문 쓰나미’ 방송가도 덮쳤다

2017-11-3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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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C 간판 맷 로어, ‘부적절 행동’ 해고 등하룻새 거물 3명 퇴출

할리웃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력 의혹이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에 의해 처음 공개된 이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왔다.

이후 와인스틴 개인의 성추문 폭로로 시작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가깝게는 몇 달 전부터 길게는 수십년 전 피해 사실까지 폭로돼 다수의 유명 인사가 궁지에 몰렸다.

가장 최근에는 CBS에 이어 NBC 간판 앵커도 성추문으로 해고되는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로 시작된 성추문 쓰나미가 정치권과 언론계, 스포츠계에 이어 방송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스타 언론인으로 명성을 쌓아온 주요 방송사의 앵커와 간부들이 잇달아 성 추문으로 해고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29일에는 무려 3명의 거물 언론인이 성 추문으로 옷을 벗었다.

29일 미 언론들에 따르면 NBC 방송의 간판 앵커인 맷 로어(60)가 성추문으로 해고됐다.

NBC 방송 측은 “로어가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회사 동료의 고발을 접수했다”면서 “엄중한 조사를 통해 로어가 회사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NBC 방송은 곧바로 로어를 해고 조치했다. 성추문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어는 NBC 방송의 아침 뉴스쇼 ‘투데이’를 20년 넘게 진행해왔다. 좋은 인상과 재치있는 진행으로 시청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스타급 앵커로 통했다.

공영 라디오 NPR의 데이비드 스위니 보도국장도 성희롱 혐의로 사임했다. 스위니 국장은 여직원 3명으로부터 “강제로 키스하려 했다”는 등의 혐의가 제기됐다고 NPR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역방송 미네소타 라디오(MPR)의 유명 진행자 개리슨 킬러도 여성의 허리에 손을 대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해고됐다.


앞서 CBS 방송의 아침 뉴스프로그램 ‘CBS 디스 모닝’ 등을 진행하는 찰리 로즈(75)도 지난 21일 성추문으로 해고됐다. PBS와 CBS 방송 진행자인 로즈(75)는 여성 8명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출연하던 프로그램 방영이 모두 중단됐다. 그는 PBS에서 1991년부터 26년간 토크쇼를 진행해온 존경받는 언론인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 사실을 폭로한 여성들은 모두 그와 일했거나 그가 이끄는 방송 제작팀에서 일자리를 구하려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로즈는 자신의 과거 행위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일부 여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NBC 뉴스의 베테랑이자 출연 섭외 담당 부사장 매트 짐머맨은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14일 해고당했다. NBC 뉴스 대변인은 “짐머맨이 최근 한 명 이상의 여직원에 대해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해고 사유를 설명했다. 짐머맨은 투데이쇼 제작에 참여해온 베테랑 방송인으로 2014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3대 지상파 방송사 뉴스인 NBC 뉴스와 MSNBC 분석가로 활동해온 마크 핼퍼린(52)은 ABC 뉴스에 재직 당시 여성 12명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달 30일 NBC에서 해고됐고 책 출간 계획도 무산됐다. 핼퍼린은 지난 대선 때에도 인기 높은 정치 분석가로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다.

이밖에 뉴욕타임스(NYT)의 간판급 기자인 글렌 트러쉬(50)는 후배 여기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내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거쳐 지난해 NYT에 합류했는데 NYT는 이번 성추문으로 사내 조사가 끝날 때까지 직무가 정지됐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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