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세상을 다시 보는 마음

2017-11-02 (목) 12:00:00 정한아 /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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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친한 친구가 잠시 캐나다에 있었던 시기에 친구와 함께 장시간 캐나다 일대를 여행했다.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를 시작으로 몬트리올, 토론토를 거쳐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우리의 여정은 계속됐다. 여정을 통해 초자연의 위대함을 느끼는 순간 서울에 계신 아빠가 떠올랐다. 아빠는 항상 디스커버리 채널을 보며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간접적으로만 경험하셨다. 아빠가 여기 왔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싶었다.

부모님이 나의 대학 졸업식을 보러 캘리포니아에 오셨다. 짧은 여정에 어디를 모시고 가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던 중 요세미티가 떠올랐다. 평상시에도 산을 좋아하시는 아빠는 한참 동안 산의 주변을 눈에 담으셨다. 그렇게 우리 가족들은 우거진 숲에서 3시간이 넘는 긴 트래킹을 했다.

아빠는 한동안 기관지가 심하게 아프셨기에 산에서 장시간 걷는다는 게 폐에 무리가 될 것 같았다. 한창 산길을 오른 길에 아빠는 나에게 넌지시 고맙다는 말을 건네셨다. 본인이 살아오면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보았노라며 너무 좋다고 하셨다.

순간 나는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어린 시절에는 얼마나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크게 없었던 것 같다. 내가 그런 다양한 경험을 하는 동안 부모님들은 많은 것을 희생하고 포기하셨던 것이다. 이젠 하루라도 더 늦기 전에 부모님과 더 많은 곳을 모시고 가고 싶다.

<정한아 /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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