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의견-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2017-10-13 (금) 박윤경 /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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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기가 겁이 날 정도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잔혹하고 이유도 분명치 않은 사건 사고들이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인천초등학생 살인사건, 10대들의 무차별 폭력. 그들은 죄책감도 없이 인터넷에 버젓이 사진을 올리기까지 했다.

러시아에서는 부부가 몇십년 동안 인육을 먹었다 하고 미국 라스베가스에서는 은퇴한 60대가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서 무고한 사상자가 500명 넘게 발생했는데 동기조차 불분명하다.

인터넷 댓글에는 그저 ‘미쳤다’는 글만 수두룩할 뿐이다. 한 나라의, 그것도 대국의 나이 지긋한 대통령이 경솔한 언행으로 국제정세를 일촉즉발 상황으로 몰아가는 뉴스 또한 끊이지 않는다. 세상이 전부 미처 돌아가는 것 만 같고 현실이 너무나 불안하다. 현대 사회는 급변하고 있는데 반해 인간의 가치관과 정신은 그에 따라가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정서와 정신이 있는 것인데 그것들이 간과된다. 오늘날 다양한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많다. 앞으로 시대가 더욱 급변해감에 따라 정신질환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알고 치료하면 완화할 수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육체적 질병 치료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정신과 정서질환의 뿌리는 아주 어릴 때 형성이 된다. 부모가 먼저 자신의 심신을 안정시킨 후 양육환경을 조성해 아이를 키운다면 자녀들이 안정된 정서를 지닌 어른이 될 것이다.

우리 어른들 또한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바쁜 현실에서 한번쯤 쉬어가고 자신의 마음을 점검해 보면 좋겠다.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 불행을 감내하며 살기보다는 살기 위해 매일매일 행복하면 좋겠다. 내 안의 상처받은 아이를 다독이며 이제는 놓아주어야 한다.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앞만 보며 그곳이 낭떠러지인지 불구덩이인지 어디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달리기보다는 잠시 멈추어서 주위를 돌아보며 지금! 현재! 깨어서 살면 좋겠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즉 매일 매일이 좋은 날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박윤경 /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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