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아메리칸 드림’ 은 세입자로 사는것

2017-10-12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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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지 융자승인 불확실, 엄청난 스트레스

▶ 주택구입 후 재산세·보험료· 관리비 등도 부담


주택 구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보다 임대를 선호하는 추세도 여전하다. 이런 현상은 젊은층 사이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주택 구입 절차가 복잡해서, 다운페이먼트 마련이 힘들어서, 일단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 등 임대를 선호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다양한 이유만큼 실제로 임대가 주택 구입보다 유리한 점도 많다. 금융정보 사이트 ‘치트시트’(Cheat Sheet)가 임대가 구입보다 좋은 점을 알아봤다.

■ 주택 구입 = 스트레스

주택 구입 절차가 복잡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수십여장에 달하는 서류를 검토하고 서명하는 일 외에도 모기지 대출 승인에 대한 불확실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주택 구입 당사자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주택 구입시 받는 스트레스가 때로는 파산, 이혼, 실직 등에 비유되기도 한다.

특히 30년에 달하는 모기지 대출 상환 기간에 대한 구입자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반면 임대의 경우 대개 계약 기간이 1년이고 임대 절차가 구입에 비해 덜 까다롭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덜 한 편이다.

■ 재산세 부담

주택을 구입하면 구입비 외에도 여러 비용이 딸려온다. 재산세, 보험료, 관리비 등 매달 만만치 않은 비용을 납부해야 한다.

이중 재산세 부담이 가장 높다. 지역별로 재산세는 주택 가치의 약 1~2%에 달하고 2%가 넘는 지역도 있다. 연간 수천달러에서 수만달러에 달하는 금액이 재산세로 고스란히 나가는 셈이다.


주택을 장기 보유해 낮은 재산세율을 적용받는 기존 주택 소유주 중 새집을 구입하면 발생하는 높은 재산세 부담 때문에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는다는 소유주도 많다.

반면 주택 임대의 경우 재산세는 물론 보험료, 주택 관리비 등의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이 장점이다.

■ 크레딧 회복 기회

크레딧 소지자중 약 3분의 1은 이른바 ‘배드 크레딧’ 소지자란 통계가 있다. 크레딧이 좋지 않으면 주택 구입에 필요한 모기지 대출시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게 된다.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게 되면 대출 상환기간 내내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크레딧 기록이 좋지 않으면 주택 가격이 아무리 낮아도 무리하게 주택 구입에 나설 필요가 업다. 크레딧 기록을 회복하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선 임대를 시작하는 편이 유리하다.

임대 기간 동안 불필요한 크레딧카드 지출을 삼가고 임대료를 기한 내에 납부하면서 크레딧 회복 기회로 삼을 수 있다.

■ 주택 가격 너무 올라서

가계 여유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무리한 주택 구입보다는 임대가 현명한 결정이다.

주택 구입 자격을 갖추고 있더라도 주거비와 생활비로 수입이 모두 지출되는 상황이라면 임대를 하면서 비상 자금을 준비하는 편이 안전하다.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무리한 주택 구입은 금물이다. 특히 요즘처럼 ‘주택 가격이 너무 올랐다’라는 인식이 많고 이자율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임대를 통해 향후 주택 시장 상황을 살피는 편이 유리하게 여겨진다.

■ ‘드림 홈’ 보다는 ‘드림 잡’(Dream Job)이 우선

젊은층이 내 집 장만에 나서지 않는 이유 중 직장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 때문이라는 이유가 많다.

사회 진출 초년생의 경우 평소 원하는 직장 기회가 찾아오면 직장을 위해 이동하는 비율이 높다.

내집 장만은 한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무작정 주택을 구입하면 꿈꾸던 직장 기회를 찾아와도 쉽게 잡기 힘들다. 구입한 주택을 처분하는 데 적어도 수개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주택 임대의 경우 임대 계약을 조기 취소할 때 한 두달치 임대료를 벌금으로 납부하면 그만이다.

■ 수리할 필요 없어

임대의 가장 큰 장점은 주택 수리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 소유주들의 가장 큰 책임 중 하나가 바로 관리다.

사소한 고장이라도 발생하면 제때 수리에 나서야지 그렇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해 주택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세입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수리할 필요 없이 건물주에게 연락만 취하면 된다.

■ 관리 부담도 낮아

주택 세입자들은 관리 부담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주택 소유주들은 주택 관리를 위해 주말 시간을 할애할 때가 많다.

마당 잔디도 깎아야 하고 폭우나 강풍 등에 대비한 점검도 필수다. 결국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집을 위해 시간을 ‘헌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입자의 경우 주택 관리 대신 여가 시간을 얼마든지 보낼 수 있다.

■ 지역에 따라 구입이 유리할 수도

주택 구입과 임대를 결정하는 기준은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간단히 비교해보는 방법이 있다.

현재 내고 있는 임대료를 연간으로 계산한 뒤 비슷한 조건의 주택 시세를 연간 임대료는 나누면 된다. 나눈 값이 20 미만일 경우 주택 구입이 임대보다 비용 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간 임대료가 약 2만8,800달러(월 2,400달러)이고 비슷한 조건을 갖춘 주택의 시세가 약 50만달러라면 지수는 약 17.36으로 이 경우 임대료를 주택 구입 후 모기지 페이멘트 납부에 사용하는 편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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