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FSBO 언제나 불리한 것만 아니다

2017-10-05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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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물 적고 시장 상황 좋으면 도전해 볼만

리스팅 에이전트를 두지 않고 집을 직접 파는 매물을 ‘FSBO’(For Sale By Owner) 라고 한다. FSBO는 주택 구입 수요가 높고 매물이 적을 때 셀러들이 많이 고려하는 판매 방식이다. 집을 팔 때 가장 큰 비용인 중개 수수료를 절약하기 위한 판매 방식인데 실제로 기대만큼 수수료 절약 효과가 높지 않고 판매 기간도 오래 걸린다는 조사가 많다. 그러나 FSBO가 에이전트를 통한 판매보다 훨씬 유리한 지역도 많다고 금융 매체 마켓워치가 최근 보도했다.

■ FSBO 매물 비율 사상 최저

온라인 부동산 업체 ‘트룰리아 닷컴’의 조사에서 최근 FSBO 매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매물 중 약 6.2%로 높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이 많은 상황에 비하면 FSBO 매물 비율이 오히려 낮다고 볼 수 있다.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진 최근 수년간 FSBO 매물 비율도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FSBO 매물 비율은 협회가 조사를 시작한 1981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FSBO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호놀룰루로 약 1.3%에 불과했다. 반면 툴사 지역의 FSBO 매물 비율은 약 12.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 LA, 휴스턴, 애틀 FSBO 빨리 팔려

FSBO 판매 방식이 에이전트를 통한 판매보다 판매 기간이 길고 가격도 낮게 팔린다는 기존 조사 결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트룰리아 닷컴의 조사에서 FSBO 방식의 판매가 훨씬 유리한 지역도 여러 곳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지역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 지역으로 FSBO 매물의 판매 기간이 일반 매물에 비해 50여일가까이 단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도시 지역 중에서도 LA, 휴스턴, 애틀랜타 등에서 FSBO 판매 기간이 짧았다고 트룰리아 닷컴이 밝혔다. LA의 경우 약 43일, 휴스턴은 약 42일, 애틀랜타의 경우 약 36일정도 판매 기간이 단축됐다. 지역별로 FSBO 매물이 일반 매물보다 높은 가격에 팔릴 가능성이 높은 지역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츠버그 지역의 경우 FSBO 매물의 리스팅 가격이 에이전트를 통해 나온 매물보다 약 13%나 높게 형성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FSBO 매물의 리스팅 가격이 일반 매물보다 약 2%정도 높게 책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주택 구입 수요가 높아 리스팅 가격이 높은 FSBO 매물이 높게 매매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 시장 상황과 거래 규정이 FSBO 성공 관건

이번 조사에서처럼 FSBO 판매가 유리한 것은 일부 지역에 국한된 상황이다. 지역 주택 시장 별로 주택 가격 흐름과 매물 수요 및 공급 상황을 잘 파악한 뒤 결정해야 기대하는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FSBO 판매를 결정할 때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은 해당 지역의 주택 매매 규정이다.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도 주택 매매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규정이 완화된 지역이라야 FSBO 매매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주택 거래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도 FSBO 판매 성공 가능성이 낮아진다. 아무리 높은 가격을 제출한 바이어라도 대출 자격에 따라 오퍼 수락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로 바이어의 대출 자격을 쉽게 판단하기 쉽지 않을 때가 많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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