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손수건

2017-08-27 (일) 11:15:51 박 앤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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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디찬 지하철역 돌계단에 앉아있는
중년의 걸인 남자
멍하니 허공만 보고 있다
새벽 냉기가 뼛속에 스밀텐데

어제 아침 그가 우는 걸 보았다
얼굴을 두 무릎 사이에 묻고
뼈마디 드러난 어깨를 들썩이는 그에게
나도 모르게 건네준 손수건
눈물을 닦는 그의 먼지 낀 머리 위로
눈발이 내려앉았다

오늘 아침 그가 보이지 않았다
텅 빈 돌계단 한구석에
뒹굴고 있는 내 손수건
집어 드는 순간

손끝으로 스며드는
그의 한기

<박 앤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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