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위 높아지는 말의 전쟁

2017-08-21 (월) 오해영/ 전 뉴욕평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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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 간 수위가 높아지는 말의 전쟁을 정리해 본다. 첫째 트럼프는 말이 앞선 허풍이고, 둘째 김정은의 말은 허세와 공갈조다.

실체가 불분명한 괴물 같은 말들만 정신없이 쫓다보면 어느새 괴물을 닮아 가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말이 씨가 된다고 두 사람의 주고받는 말들은 미북 간 긴장이 극도로 예민한 상황에서 말의 전쟁이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고민이다.


가끔 한반도 통일은 언제 어떤 방법으로 될까 생각해 보곤 한다. 그러나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한반도 통일은 자칫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든다, 즉 승자 없는 멸망, 다시 말하면 남북이 다 괴멸되는 참혹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끔찍한 생각이 든다.

전면전 비화에 따른 대 재앙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와 김정은 두 사람 중 그 누구든 뇌관을 잘못 건드렸다가 한반도에서 참화가 벌어진다면 역사에 기록될 엄청난 죄인들이 될 것이다. 두 사람은 허풍과 허세를 버리고 외교적인 채널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강성대국’이라는 테마를 내세워 정치 및 사상적으로 철통같이 단결된 바탕 위에서 군사대국을 이룩하겠다는 구 냉전시대 발상을 버리고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반도 통일은 남북 간의 문제이자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국제적으로 몹시 예민한 문제이기도 하다. 북한은 실용 불가능한 핵과 미사일 망상을 버리고 일본이 행한 진주만 공격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해영/ 전 뉴욕평통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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