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커스 최씨, 지난달 집 주변 산책 중 백인에게 봉변
▶ 페이스북에 가해자 사진ㆍ동영상 올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준동으로 전국이 시끄러운 가운데 시애틀에서도 한인 남성이 백인에게 인종차별적인 폭언과 폭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은 미미하다는 일반 인식과 달리 시애틀에서 한인이 인종혐오의 피해자가 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이 사건은 시애틀의 옛 PI뱅크 본점 건물 맞은 편에서 지난 7월초 발생했지만 최근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혐오범죄가 불거지면서 아시안 옹호 매체인 ‘뉴아메리카 미디어’가 다시 보도해 주목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에 살다 최근 시애틀 북쪽 125가 인근 비터 레이크 동네로 이사온 마커스 최씨는 지난 7월 3일 오전 10시45분께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고 있었다.최씨는 이 지역의 ‘로우스’ 매장 주차장에서 나오던 30대 중반의 백인 남성과 마주쳤다. 담배를 피우며 마약에 취한 것처럼 보인 이 남자는 갑자기 최씨에게 폭언을 퍼부었다.
그는 최씨 얼굴 쪽으로 머리를 들이대며 “너는 다른 (아시안) 녀석들과 함께 감옥에 가게 될 것이며 여권도 모두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소리쳤다.
최씨는 “그가 계속해서 나에게 소리를 지르며 개도 해칠 것처럼 위협해 빨리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하고 “하지만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참을 수 없어 그의 얼굴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려고 개를 방에 놔둔 채 다시 밖으로 나갔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고 있던 그를 발견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최씨에게 “야, 애야 저리 가라”고 말했지만 최씨는 이 같은 인종차별주의자가 한 동네에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촬영을 계속했다.
그러자 백인남성은 “야 꼬마야, 나하고 한판 붙을래”라고 소리질렀고, 최씨가 “때리고 싶으면 때려보라”고 하자 그가 최씨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최씨 안경이 땅바닥으로 떨어져 안경 알 하나가 빠져 나왔고 얼굴에는 찰과상을 입었다. 최씨는 곧바로 경찰에 전화로 신고했고, 백인남성은 뛰어 달아났다.
약 1시간 뒤 출동한 경찰은 신고를 받은 뒤 “폭행 용의자를 검거하면 연락하겠다”면서 신고 접수번호를 주고 갔지만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최씨는 “나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여러 도시에서 살아봤지만 이처럼 아시안이란 이유로 폭행을 당한 것은 처음”이라며 자신이 당한 폭행사건을 용의자의 사진 및 동영상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