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지니아 인종갈등 참사로 슬픈 기억 회상”

2017-08-15 (화) 01: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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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KK에 동생 잃은 카우세 총장

“버지니아 인종갈등 참사로 슬픈 기억 회상”
지난 주말 버지니아주 샬롯츠빌에서 인종차별단체 KKK를 비롯한 극우단체와 그 반대진영의 충돌로 여성 1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워싱턴대학(UW)의 애나 마리 카우세 총장의 친동생도 38년전 KKK에 의해 살해된 사실이 밝혀졌다.

카우세 총장의 동생 시저 카우세는 1979년 11월 3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서 KKK 단원들에 의해 피살된 5명의 가운데 1명이다.

그린스보로는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적 장소로 지난 1960년 한 식당이 “흑인 입장불가”라는 표지를 공공히 부착했다. 식당 주변의 흑인주민들이 모여서 시작한 비폭력 시위가 계속 이어져 오다가 1979년 집회에 참여했던 시저 카우세는 이들을 눈엣가시처럼 여겨온 KKK 단원들이 시위장소에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하는 바람에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카우세 총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버지니아주 샬롯츠빌 사건을 통해 38년전 동생을 잃은 악몽을 회상하는 글을 포스트했다.

그녀는 “영상을 통해 본 KKK와 백인우월자들의 시위는 40여년전 내 동생을 살해한 그들의 이미지와 겹쳐져 다시는 회상하고 싶지 않은 악몽을 또 한번 경험하게 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헤더 헤이어 여인과 시위대를 진압하다가 순직한 제이 쿨렌과 버크 베이츠 경관은 나를 슬픔에 빠뜨렸다. 그 유가족들에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카우세 총장은 “내 동생이 숨지기 전 그와 ‘투쟁’에 관해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그는 평등을 종착역이 보이지 않는 끝 없는 투쟁이라고 말했고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회상했다.

카우세 총장은 “어둠은 어둠을 몰아내지 못하고 빛만이 어둠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것 처럼 증오는 증오를 몰아내지 못하고 사랑만이 증오를 없앨 수 있다”는 마틴 루터 킹 Jr. 목사의 말을 인용하며 “앞으로 개선될 방법은 현재 없지만 오늘과 같이 마음이 무거울때는 커뮤니티와 함께 그 슬픔을 달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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