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개봉 영화 ‘국’ 저스틴 전 감독 인터뷰
▶ 각본·주역·제작 ‘1인 4역’ 선댄스 영화제서 관객상
먹는 국 아닌 나라 의미, 아픈 상처 덮으려 말고 많은 사람이 나눴으면
오는 18일 개봉하는 LA폭동을 다룬 영화‘ 국’(Gook)의 제작자이자 각본가, 주연배우인 저스틴 전 감독.
저스틴 전이 각본·제작·감독·주연으로 활약한 영화‘ 국’(Gook)은 사우스LA에서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 형제와 이웃집 흑인 소녀가 LA폭동에 휘말리며 겪게 되는 비극을 담담하게 그린 영화다. LA폭동 25주년이 된 올해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 수상을 비롯해 유명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국’의 개봉은 그자체로 반갑고 보다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오는 18일 아크라잇 할리웃과 리갈 LA라이브 개봉을 시작으로 25일 미 전역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국’의 감독이자 각본가, 주인공, 제작자인 저스틴 전(36)을 인터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LA폭동에 관한 영화를 만들게된 계기는?
▲5년 전부터 스토리를 구상했다. 본격적으로 각본을 쓰기 시작했던 무렵 LA폭동에 관한 다른 영화들이 기획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관점이 다른 영화였다. 코리안 아메리칸 보이스를 내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작을 서둘렀다. LA폭동 영화는 한인들의 재정적 피해가 심했다. 우리는 가족의 삶터를 지켜야 했지 않나.
- 영화의 제목이 ‘국’이다. 아시안을 비하하는 속어를 제목에 쓴 의도가 있나.
▲의도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영화에서 ‘국’은 한자어 자체 즉 ‘나라’ (Country)의 의미가 강하다.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두 한인 형제 일라이와 대니엘이 학교가 끝나면 배회하는 흑인소녀 카밀라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카밀라에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미국’이 ‘아름다운 나라’를 뜻한다고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 폭동에 대한 본인의 기억은
▲당시 열한살이었다. 영화 속 소녀 카밀라와 같은 나이다. 어바인에 살았는데 교회를 갔다가 폭동 소식을 라디오로 들었다. 폭동 당시 아버지가 파라마운트에서 신발 홀세일을 했다. 우리 가게는 큰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당시의 기억은 내가 살아가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영화를 준비할 때는 한인 1세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주요 언론 매체의 기사를 찾아 읽었다. LA폭동에 관한 내용이지만, 가족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우리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 리커스토어 주인역을 아버지가 연기한다.
▲아버지가 한국에서 아역배우 출신이어서 출연을 권했는데 처음에는 거절당했다. ‘왜 굳이 아픈 기억을 들추려 하느냐’는 소리를 들었다. 내 생각은 달랐다. 아픈 상처를 그냥 덮어둘 수만은 없지 않은가. 진의를 이해하신 아버지가 영화 출연을 결정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독립영화로는 최고의 플랫폼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고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 자신감이 생겼다. 영화 후반작업을 위해 제작비를 모금하는 킥스타터 펀딩을 했을 때도 한인과 아시안 커뮤니티의 생각지 못했던 응원에 용기를 얻었다. 카밀라를 연기한 시몬 베이커스는 첫 영화 출연인데 열심히 해주었다. 한인과 흑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세대간, 인종간, 가족간의 갈등을 심도 있게 다룬 점이 관객들의 마음을 얻은 것 같다.
-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18일 개봉하는 영화 ‘국’의 홍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LA폭동 후 25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한인 1세대는 폭동이란 아픈 기억은 묻어두고 앞만 보며 나아가지만 2세대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차기작은 2편 정도 관심 가는 스토리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양부모 가정 두 곳으로부터 버림받고 학대받았던 한인 입양인 애덤 크랩서의 추방에 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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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