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년 94세… 16세 이후 독학
▶ 슈베르트·베토벤 등으로 명성
슈베르트·베토벤·모차르트 등의 연주로 명성이 높은 오스트리아의 거장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이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문화예술 전문 홍보대행사 볼턴앤드퀸에 따르면 브렌델은 지난 17일 “평온하게, 사랑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런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탄탄한 구조감과 정묘한 음색에서 깊은 사색과 지성이 배어나오는 연주 스타일로 명성을 떨쳤으며 공연과 음반을 통해 전설적 명성을 쌓았다. ‘사색하는 피아니스트의 남자’(the Thinking Pianist’s Man)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브렌델은 데뷔 직후 한동안은 현란한 기교를 과시하는 리스트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으나, 점차 슈베르트,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 등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특히 베토벤의 피아노 작품들은 여러 차례 녹음을 남겼다. 그는 1960년대에 미국의 레코드 레이블 복스(Vox)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을 세계 최초로 녹음한 피아니스트가 됐다.
알프레트 브렌델은 1931년 1월5일 체코슬로바키아 비즘베르크(현 체코 로우치나나트데스노우)에서 태어나 유고슬라비아 자그레브(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와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사를 다닐 때마다 레슨 선생님이 바뀌었고, 10대 때 그라츠 음악원에 몇 년간 다니기도 했지만 정식으로 선생님을 뒀던 것은 16세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 후로는 대부분 독학으로 실력을 쌓았다. 에두아르트 슈토이어만, 에트빈 피셔 등의 마스터클라스에 몇 차례 참가해 비정기적인 가르침을 받았을 뿐이다.
브렌델은 17세 때 그라츠에서 바흐, 브람스, 리스트의 푸가 작품들로 독주회를 열어 피아니스트로 데뷔했으며, 이듬해인 1949년 페루초 부조니 피아노 콩쿠르에서 4위로 입상하면서 국제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꾸준히 공연과 음반 녹음으로 경력을 다져나간 브렌델은 1970년대부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피아니스트들의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