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행이 주는 즐거움

2017-08-09 (수) 12:00:00 홍성애 / 법정 통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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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여행의 계절이다. 한 한국여행사의 야심찬 관광 상품 광고를 보고 만사제치고 떠나기로 했다. 편도가 10시간 넘는 캐나다의 몬트리올과 퀘벡으로 가는 2박3일의 빡빡한 일정이 부담되긴 했지만 몬트리올에서의 저녁프로인 서커스(Cirque Du Soleil)관람은 나를 몹시 유혹했다. 태양의 서커스단이 탄생된 곳이 바로 몬트리올이란 점이 더욱 관심을 끌었다.

한인들끼리의 여행은 뭔가 모르게 마음이 놓이고 안심되는 게 있다. 52명이 꽉 찬 우리 코치버스는 가이드의 지시로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팀장을 뽑고 인원 점검도 하는 등 아주 효율적이었다.


얼마 전 일본 여행생각이 났다. 규슈지역으로 일본인 관광단과 같이 갔는데 얼마나 질서가 정연하고 버스 안이 절간처럼 조용하던지! 여행의 들뜬 기분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준비해 온 가지가지 간식을 서로 권하고 재미난 이야기도 주고받으면서 한인들의 정이 물씬 풍겼다.

여행이란 단지 흥미로운 문화유적 또는 신기한 경관을 보고 감탄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 음미하는 것 외에 모르는 이들과 같이 다니며 추억의 한 자락을 공유하는 즐거움이 있다.

짧은 여정이지만 같은 버스 타고 며칠을 같이 보냈다는 건 큰 인연이라 할 수 있겠다. 같이 길 떠났던 우리 여행의 동반자들, 어디 계시든지 모두 평안 하시기를! 누가 아는가? 어느 인생 여정에서 다시 만나게 될지….

<홍성애 / 법정 통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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