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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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에이전트의 일과, 휴일 없는 ‘항시 대기’ 모드

2017-08-10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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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 연락처 수시로 업데이트

▶ 거래위해 꾸준한 마케팅 전략

TV에 비쳐지는 부동산 에이전트의 삶은 화려하기만 하다.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수백만달러짜리 거래를 척척 성사시키는 모습은 월급쟁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TV밖의 모습도 과연 화려함의 연속일까? 부동산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TV속 에이전트의 모습은 실제와 다른 면이 더 많다. 액수와 상관없이 거래 한 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실제 모습에 가깝다. 정해진 업무 시간이 없는 것도 다른 점이다. 한가한 것처럼 보여도 24시간 고객의 연락에 대기해야 하는 것이 부동산 에이전트 주요 업무다. 부동산 전문매체 ‘인맨 뉴스’가 부동산 에이전트의 일과를 들여다봤다.

■ 항시 대기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휴일은 없다. 고객과의 미팅 약속은 없더라도 언제 어디서 문의가 올 지 모르기때문이다. 인터넷 덕택에 고객의 문의는 이메일, 문자 메세지, 전화,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형태로 시시 각각 도착한다. 고객의 문의에 즉각 답변하지 않으면 소중한 거래 기회를 잃기 때문에 ‘항시 대기’ 모드가 에이전트 주요 일과다.


문의 연락은 고객으로부터만 오는 것이 아니다. 리스팅 관련 문의를 하는 에이전트, 집을 보여주기 위한 약속을 잡기 위한 에이전트, 오퍼를 제출하겠다는 에이전트 등 상대측 에이전트로부터도 끊임없이 연락이 온다. 언제 어디서 연락을 받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락을 받은 뒤 즉각 답변을 보내지 않을 때 문제가 되기 때문에 에이전트의 스마트 폰은 항상 ‘온’(On) 상태여야 한다.

■ MLS 수시 점검

유능한 에이전트라면 지역 주택 시장 상황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매물 시세, 매물 현황, 거래량, 거래 기간, 심지어 특정 매물이 팔렸는지 여부 등 지역 주택 시장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어야 고객의 문의에 적절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주택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곳이 바로 MLS다. MLS는 ‘Multi Listing Services’의 약자로 지역별 부동산 에이전트 협회가 운영하는 매물 검색 웹사이트다.

MLS 상에는 항상 신규 매물의 자세한 정보가 사진과 함께 등록된다. 또 매매와 동시에 매매 가격, 거래를 담당한 에이전트, 거래 기간 등 비교적 상세한 매매 정보까지 함께 실린다.

유능한 에이전트의 기본 조건은 MLS 사용법에 능숙해지는 것이고 항상 MLS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 고객 연락처 업데이트

고객 연락처는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부동산 관련 수요가 당장 없더라도 고객과의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미래 수요가 창출될 때가 많다. 또 부동산 관련 수요가 있는 다른 사람을 소개받을 때도 많기 때문에 고객 연락처는 소중히 관리해야 한다. 짬이 날 때면 고객의 연락처를 정리하면서 업데이트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에이전트의 업무다.

전화번호는 물론 이메일 주소 변경 여부를 확인하고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의 생일, 결혼 기념일, 입주 1주년 등 특별한 인적 사항까지 함께 정리하면 효율적인 고객 관리가 가능하다. 이메일 프로그램 등과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고객 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고객 연락처 관리가 훨씬 수월해진다.

■ ‘쇼윙’(Showing) 일정 관리

고객으로부터 집을 보여달라는 ‘쇼윙’ 문의는 거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에이전트에게는 매우 소중한 기회다. 그러나 매물을 보여주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때문에 에이전트만의 노하우는 물론 노력이 필요하다.

고객이 매물 한채만 보여달라고 문의해도 인근에 나온 비슷한 조건의 매물까지 찾아서 쇼윙 리스트에 포함시켜야 한다. 매물을 보러갔다가 옆집에 붙은 사인을 보고 볼 수 있느냐고 문의하는 고객의 경우가 매우 흔하기 때문이다.

이미 보러 가기로 약속을 잡은 뒤에도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도 쇼윙을 준비하는 에이전트의 업무다. 갑자기 쇼윙 일정 변경을 요구하는 셀러측에게 적절히 대처해야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을 수 있다.

쇼윙을 준비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여러채의 매물을 보여줘야 한다면 쇼윙 순서와 동네 지리 등을 사전에 잘 파악해야 원활한 쇼윙이 진행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 제출된 오퍼 처리

오퍼가 제출된 뒤부터 에이전트의 일과가 바빠지기 시작한다. 구매 계약이 체결되기까지 때로는 수일, 때로는 수주까지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라도 어긋나는 일이 발생하면 매물을 보여줄 때부터 오퍼를 제출할 때까지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때부터 에이전트는 긴장 모드로 돌입한다. 팽팽한 협상이 끝나고 계약이 체결된 뒤라도 에이전트는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다.

거래가 무사히 완료될 때까지 정해진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때부터 관여해야 할 사항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바이어 또는 셀러와 수시로 만나 각종 서류 작성 및 서명을 받아야 하고 동시에 대출 은행, 타이틀 보험 업체, 홈 인스펙터, 에스크로 오피서 등의 업체와도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아야 한다.

■ 마케팅

마케팅은 대기업에서만 담당하는 업무가 아니다. 부동산 에이전트도 마케팅 업무를 소홀히하면 성공하기 힘들다. 꾸준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거래가 이뤄지고 새로운 거래 기회도 창출된다. 에이전트는 마케팅 대상으로 선정한 지역의 주택 소유주들에게 평소 브로셔, 포스트 카드, 기타 광고 전단물 등을 지속적으로 보내 자신을 알려야 한다.

전단물의 내용으로는 에이전트가 담당한 매물의 내용을 담을 수도 있고 해당 지역의 주택 시장 추세와 관련된 정보도 포함된다. 오프라인 마케팅과 함께 온라인 마케팅 역시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고객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 하는 업무도 중요한 마케팅 업무 중 하나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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