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2017-07-20 (목) 12:00:00 방무심/프리몬트
크게 작게
기쁘게 하는 것이 있으면 슬프게 하는 것도 있게 마련인데 떠오르는 것이 많다. 문명의 가파른 발달로 인해서 편리함을 앞세워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스마트폰이 대표적인 것이 아닐까.

가족은 물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대화’도 예전만 하지 않다. 모두 소셜네트워킹에 빠져서 정작 참다운 대화는 소멸해 간다. 자녀와의 대화도 식탁 위에 놓인 스마트폰으로 인해 줄어들고 있다.


개인으로부터 ‘손편지’를 받아 본지도 참으로 오래되었다. 보고 싶음에 밤새도록 고쳐 쓴 사랑의 손편지! 사나흘이 지난 다음에야 받았던 기다림의 설렘도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흐르는 세월이 내게 직접 영향을 미쳐 슬프게 하는 것도 늘어간다. ‘기억력의 깜박거림’도 그중의 하나이다. 차를 타고 떠난 후 가끔 문단속 확인 차 한두 불록을 지나서 되돌아가 확인하던 것이 요즈음은 그 횟수가 늘었다.

나이 들어 침침한 눈으로 생활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 해도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버겁다. 언젠가 콜라병 밑바닥 두께의 렌즈를 걸쳐야 할지도 모른다. 오늘은 라면 봉지를 오픈하려 하는데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꿈쩍하지 않는다.

엊그제는 매 주말 같이 산행을 하는 분이 비슷한 부위를 세 번째 수술한다고 한다. 심성이 착하고 조용하신 분이지만, 믿기지 않게 담담하게 말하는 그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

요즈음은 북핵 위기에 직면한 세계정세와 더불어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는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 전혀 없다. 다른 것은 내가 피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겠지만, 육체적 질병, 불안한 국제정세 그리고 지구 온난화는 참으로 슬프고 두려운 재앙이다.

<방무심/프리몬트>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