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돈 이야기
2017-07-10 (월) 12:00:00
그레이스 홍/주부
어릴 적에 외가에 가서 동생들과 소꿉놀이를 하고 놀 때면 외할머니께서 다락에서 엽전을 꺼내 와서 돈으로 사용하라고 주시곤 하셨다. 그중 몇 개는 아직도 기념으로 보관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주신 세뱃돈 일부도 가지고 있는데, 옛날 돈 전문점에서나 볼 수 있는 세종대왕이 그려진 백원 지폐와 이순신과 거북선이 도안된 오백원 지폐들도 있다. 지금 나에게는 소중한 추억의 물품이다.
돈을 대하는 친구들의 태도도 제각각이다.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는 친구에게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했더니, 차곡차곡 저축하는 자체가 기쁨이라고 한다. 평생 열심히 일해서 벌었으니 나를 위해 여행도 하고, 필요한 곳에 기부도 하고 자식들에게 얼마를 나눠주기도 하며 보람 있게 쓰는 것을 즐거움으로 하는 친구도 있다.
난 손녀에게 줄 선물들을 살 때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돈의 가치는 절대적이 아니라 참으로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북의 CEO인 저커버그가 딸의 출산을 계기로 딸이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나길 바라면서 지분의 99%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돈이 권력인 세상에서 그 힘으로 미래의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성숙한 생각에 존경심이 든다.
동서고금 누구에게나 돈은 소중하다. 하지만 세상이 기-승-전-돈으로 연결되지 않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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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홍/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