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리움의 모티브… 단발머리 소녀들의 풋풋한 낯설음

2017-06-30 (금) 12:00: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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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풀이’ 시리즈 작가 신철

“외가집 누이를 생각하며 그렸습니다. 자신의 존재는 잊은 채 가족을 위해 하루하루 바쁘게 보내면서 그 누구 탓도 하지 않는 수줍은 누이를 맑고 채도가 높은 색으로 그려주고 싶었습니다”

‘기억풀이’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화가 신철(64)씨가 처음 갖는 LA개인전을 위해 미국 나들이를 했다. 진짜 연예인 부부가 등장하는 tvN 리얼리티 쇼 ‘신혼일기’ 속 배우 구혜선·안재현 부부의 신혼집에 걸린 작품 ‘설렘’을 그린 작가이다. 신철 작가는 ‘청정지역’인 경기도 양평 작업실에 스스로에게 탄탄하게 고독감을 주며 추억을 그리는 화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완도군 청산도가 고향인 신 작가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혼자 있게 되어 그림을 그렸던 어린 시절, 외가집 누이가 그림의 소재였다. 늘 마음을 쓰면서도 눈을 직접 마주치지 않고 수줍음에 도망치기 바빴던 외가집 누이를 그리면서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착해지고 숨겨진 고마움을 알게 되기를 바랬다”고 밝혔다.


그를 두고 미술평론가 김종근씨는 ‘늘 떨쳐낼 수 없는 그 풍경 속에 빠져 그 순간들을 떠올리고 바라보며 양평 수류산방의 아틀리에 화폭 앞에서 붓질을 서걱거린다. 그리움에 가슴을 졸이며, 그리움에 잠을 뒤척이며 갈수 없는 그 행복한 꿈을 꾼다. 봄날, 미치게 푸른 하늘 청산도의 어린 추억과 그리움, 그리고 사랑을 말이다. 작가는 이것을 너무나도 도저히 잊지 못해 ‘기억풀이’라 부른다’고 표현한다.

글로 풀어놓는 그의 그림은 도저히 그 경쾌하고 사랑과 추억에 빠져드는 색감과 같은 느낌을 내기 힘들다. 단발머리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싶고 짝사랑했던 순진무구한 소녀가 그립다면 신철 작가의 전시회장으로 향하라는 말 밖에는 글로 쓸 수 없다. 철 없던 그 시절로 돌아가 행복하고 정겨웠던 10대 소년의 자화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30일 오후 5시 LA한인타운 갤러리클루(4011 W. 6th St. #101)에서 개막하는 신철 초대전 ‘사랑, 그 기억들’에는 남가주 한인들에게 첫 인상이 될 그의 작품 25점이 전시된다. 알록달록한 정경 속 마음 설레게 하는 소녀를 그리워하는 맑은 표정으로 구수하게 말을 풀어놓는 작가와의 만남도 기다리고 있다.



그리움의 모티브… 단발머리 소녀들의 풋풋한 낯설음

‘기억풀이’ 시리즈로 유명한 화가 신철씨가 갤러리클루에 전시된 자신의 신작들 앞에서 소년 같은 미소를 짓고 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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