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종’UW 유학생 이동훈군 수색돕기 온라인 모금 시작

2017-06-26 (월) 01: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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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 만에 168명이 1만4,000달러 기부

▶ 수색ㆍ장례ㆍ변호사비용으로…아버지 도착

<속보> 지난 20일 워싱턴주 레이크 셸란에서 실종된 워싱턴대학(UW) 한인 유학생 이동훈(23ㆍ사진)군의 수색을 위한 온라인 모금운동이 시작됐다.

이군의 룸메이트이며 가장 친한 친구였던 김치호군은 지난 24일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 펀드 미’에 모금 사이트(https://www.gofundme.com/help-donghoons-search-and-funeral)를 오픈했다.

우선 2만달러를 모아 이군 수색비용으로 쓰되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면 레이크 셸란 카운티 셰리프국에 경비를 지원해 수색 전문가를 고용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또한 이군의 사체가 발견될 경우 장례 비용과 앞으로 벌어질지도 모를 법적 문제를 위한 변호사 비용, 그리고 시애틀에 도착한 이동훈군 아버지의 체류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모금운동이 시작된지 사흘째인 26일 오전 현재 168명이 1만4,000달러를 기부했다. 이군 및 가족과 가까운 관계로 추정되는 일부 기부자들은 1,000~2,5000달러를 보탰다.
이군은 UW 한인 유학생 사이에서도 리더십이 뛰어나고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작품 활동을 했던 ‘멋진 청년’으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이군은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2017~2018학년도 워싱턴대학 한인학생회(KSU) 회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일부 부자 유학생도 있지만 이군은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려움 가운데 학비를 지원해주는 부모의 짐을 덜어준 속 깊은 대학생이었다.

유학생이지만 수학 과목에서 모두 4.0 만점을 받을 정도로 성적이 뛰어나 엔지니어링 등 취업률이 높은 과목을 전공을 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영상 제작’을 택했을 정도로 소신의 삶을 살았다. 어딜 가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아름다운 순간 순간을 포착했고, 수준높은 동영상 작품을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한국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중고교 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의 외아들이었던 이군은 방학 때면 한국에 가서 배드민튼을 즐기는 아버지와 함께 팀을 이뤄 게임을 한 효자였다고 친구들은 말했다. 정년을 몇 년 앞둔 상태에서 외아들이 변을 당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이군 부부는 실신했고, 아버지만 25일 사건 수습을 위해 시애틀에 도착했다. 이군 아버지는 시애틀총영사관의 도움으로 레이크 셸란 현장을 방문했지만 언제까지 이뤄질지도 모를 이군 수색 작업에 눈물만 흘리고 있다.

모금운동을 주도하는 김치호, 김민석군 등은 “넓디 넓은 셸란 호수에서 동훈이 수색 작업이 1주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면서 “현재로서는 친구들도 별다른 할 일을 찾지 못해 모금 캠페인을 통해서라도 물 속에 있는 친구의 수색을 돕는 수 밖에 없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문의: 김치호(425-524-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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