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 골든 게이트 극장, 6월13일까지 브로드웨이 입성 시범 공연
5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이 뮤지컬로 만들어져 SF 골든게이트 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5월23일부터 6월13일까지 공연되는 이 작품은 시범공연을 마친 뒤 올 가을 브로드웨이에 입성하게 된다. 음악은 콜 포터가 만든 뮤지컬 작품들을 사용했는데, 콜 포터는 셰익스피어의 희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를 각색한 뮤지컬 ‘Kiss Me, Kate’ 의 작곡과 작사를 맡아, 제1회 토니 어워드 최우수 뮤지컬상을 받게했던 주인공. 제작은 Paul Blake 과 Mike Bosner가 맡았고 여 주인공역에는25세의 Stephanie Styles이 맡아 열연한다. 제작자 Paul Blake 과 Mike Bosner는 영화 뮤지컬 ‘Beautiful: The Carole King Musical’ 에서도 프로듀서를 맡아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영화 ‘로마의 휴일’ 은 미국 파라마운트 픽쳐스에서 1954년에 만든 흑백 영화로서 벤허를 만든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남긴 또하나의 수작. 배우 그레고리 펙, 오드리 헵번 주연했고 제작비 150만 달러로 1,2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흥행작이기도 했다. 이 작품은 오드리 헵번에게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안겨주었고 당시(1940년대 후반) 미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매카시즘(반공주의)의 희생자 달튼 트럼보에게 아카데미 각본상을 안겨주었다. 트럼보는 당시 헐리웃에 몰아닥친' 반미활동 조사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당신은 공산당 당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답변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동료 이안 맥켈란 헌터라는 이름으로 각본을 쓴 트럼보는 이후 의회 모독죄로 1년간 복역하기도 했는데 이 이야기는 얼마전 ‘트럼보’ 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화의 이야기는 로마를 방문한 유럽의 작은 나라의 앤 공주(오드리 헵번)가 꽉 짜인 스케줄에서 해방을 얻고자 어느날 밤 남몰래 숙소인 대사관을 빠져 나가 조라는 이름의 미국기자와 스캔들을 만든다는 내용. 수면제 때문에 벤치에서 깜박 잠들고 있는 앤을 발견한 조 브래들리(그레고리 펙)는 그녀를 하숙으로 옮겨 편히 자게 하는데, 이튿날 그녀가 왕녀임을 알게 되면서 특종을 노리고 사진기자 친구 어빙을 불러내 자기와 함께 로마관광에 나선 앤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로 찍게 한다. 하지만 서로가 은밀한 애정을 품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반전하게 되는데…뮤지컬에 삽입된 음악들은 모두 40, 50년대 풍의 뮤지컬 음악으로서 작곡가 콜 포터는 인디애나 출생으로 하버드 법대에 다니다가 음악가로 전향, 1915년 뮤지컬 ‘Hands Up’으로 브로드웨이에 데뷰하게 된다.
그러나 포터에게 명성을 안겨준 작 품은1932년도에 작곡한 '명랑한 이혼(Gay Divorce)'이었다. 이 작품에서 프레드 아스테어가 부른 '나이트 앤 데이'는 포터의 대표 곡 중 하나가 되었으며 이후 영화 ‘춤추는 미국 함대’에서 '이지 투 러브' 등을 작곡한 뒤 1948년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가 대 히트, 토니 상을 수상했다. 포터는 1918년 린다 리 토마스와 만나 결혼하게 되는데 동성애자였던 콜 포터와 이 사실을 알고도 결혼했던 린다와의 특이한 사랑은2004년에 제작된 포터의 전기 영화 '오선지의 러브 레터'에도 그려질 만큼 유명하다. 포터는1964년 신부전증으로 캘리포니아 주 샌터 모니카에서 별세했다.
▶ 일시 : May 23- June 18. Opening night June 6.
▶장소 : Golden Gate Theatre, 1 Taylor St., S.F.
▶ 티켓 : $55-$275. (888) 746-1799. www.shns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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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