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의사 2명이 포함된 대형 의료사기가 남가주에서 적발되었다. 지난주 캘리포니아 주 보험국과 오렌지카운티 검찰은 1만3,000여명의 환자와 27개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4,000만 달러 규모 의료사기의 전모를 밝히고 이에 관련된 의료관계자 26명을 전원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의료사기가 ‘또’ 적발된 것도, 한인의사들이 ‘또’ 포함된 것도 이제 더 이상 놀랄 일은 아니다. 의료보험은 여러 측면에서 사기의 온상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4번째로 사기가 많은 산업이 헬스케어다. 전체 사기의 17%에 달하는 금융업계엔 미치지 못해도 6.7%나 차지한다.
‘눈 먼 돈’이 넘쳐나는 데다 체크 시스템이 허술해서다. 의료제공자들이 정부를 포함한 보험사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아내면 보험사는 환자로부터 보험료 인상 등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돌아간다. 제약회사는 처방약 값을 터무니없이 올리고 환자들까지 공동부담액을 피하려고 허위청구를 묵인하면서 의료사기는 점점 더 그 규모와 수법을 늘려가고 있다.
메디케어에 2,000만 달러를 청구하고 벤틀리를 굴리며 호화생활을 즐기던 플로리다의 한 약국주인이 체포되었던 2015년, 연방수사국은 243명의 의료관계자들이 연루된 7억여 달러 규모의 의료사기조직을 적발했다. 베벌리힐스에서 의료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 부부가 주도한 이번 남가주 의료사기에 적용된 혐의도 다양하다. 불필요한 약과 진료와 테스트에 의한 허위 및 과다 청구, 불필요한 처방을 한 의사와 약사들에 대한 킥백 머니 제공 등이 포함되었다.
의료사기는 흔히 말하듯 피해자 없는 범죄가 아니다. 직접 거액을 지불한 보험사나 불필요한 처방과 진료로 건강에 위협을 받은 환자들만 피해를 당하는 것도 아니다. 사기로 인한 손실액을 메우느라 모든 사람의 보험료가 인상되고, 의사들의 사기 가담이 잦아지면서 의사라는 전문직의 신뢰와 명성도 훼손되어 간다.
한인의사들이 포함된 의료사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감스럽지만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얼마나 돈을 더 벌어야 이들은 탐욕의 돈벌이가 아닌, 참다운 인술을 우선시 하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