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치 혀
2017-04-21 (금) 09:21:58
김영자 / 수필가
혀는 잘못 사용하면 아주 무섭고 추악한 무기가 된다. 자로 재면 세치밖에 안 되는 그 혀로 말을 한번 뱉으면 주워 담을 수가 없다. 재미로 또는 무심코 해버린 말 한마디가 남을 곤경에 빠뜨리고 패가망신하는 경우들을 본다.
사람들은 각자 그 품격에 따라 혀를 사용하는 것 같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사람의 성품과 지성 살아온 과정들을 대부분 느낄 수 있다. 남의 약점을 캐고 실수만 들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해하고 감싸주며 역지사지 하며 다독여주는 사람도 있다.
자고로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자신을 볼 줄 아는 사람은 쉽게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혀를 요사스럽게 사용하여 출세하려는 사람 중에는 정치인들이 많다. 자신의 허물은 철저히 감추고 위장하며 상대는 밑바닥까지 들추고 헐뜯는다.
지금 한국은 파벌싸움이 치열하다. 다른 나라의 정상들은 세상을 보고 뛰고 있는데 우리 조국의 지도자들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싸움만 하고 있다. 탄핵이란 쓰나미로 비어있는 권좌에 서로가 앉아 보겠다고 저마다 거품을 문다.
그러나 그 자리에 앉았던 권력자 중 일어날 때 만신창이 안 된 자 있었던가? 잠깐 왔다 가는 인간 세상에 권력이란 한낱 이슬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이 이성을 가지고 올바른 진주를 찾아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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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