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낙심한 젊은 세대를 보며

2017-04-10 (월) 09:45:09 박문규 / LA 평통위원
크게 작게
LA 밀레니얼 세대의 40%는 부모 집에 산다는 기사를 읽었다. 18-34세의 젊은이 10명중 4명은 독립을 못하고 부모와 같이 사는 캥거루족이며, 독립 후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부모 집으로 회귀하는 연어족도 상당수라고 한다. 원인은 치솟는 렌트비, 학자금 대출 빚과 극심한 취업난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이 정도라면 한국에서는 얼마나 심각할까. 한국에서는 이들을 잃어버린 20대요 지친 탈진세대라고 부른다. 심리적 정서적 탈진 수준이 전문가의 상담을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단다.

이들은 학업 스트레스와 취업난 등으로 육체적 정서적으로 고갈된 상태로 조그마한 일로도 좌절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용기도 갖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사랑조차 잃어버려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면 그냥 포기해 버리거나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일도 자주 일어나는가 보다. OECD 국가 중 한국은 청년들이 최고 교육수준에도 심각한 구직난으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한석정 동아대 총장의 ‘실패학 토크쇼’에 관한 보도가 있었다. 그는 ‘실패는 자산이다’ 라며 학업 취업 결혼 등의 문제로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실패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자기의 경험을 토대로 들려준다.

미주한인사회에도 어렵게 학업을 마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해 밤낮 축 처진 어깨로 다니는 젊은이들이 많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먼 앞날을 내다보며 느긋한 마음을 가지라고 당부하고 싶다. 부모들도 보기 안타깝겠지만 자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은 삼가야 하겠다. 다른 집 자녀와 비교하며 ‘너는 왜’ 라는 말은 가장 피해야 한다.

자녀가 마침내 직장을 구해 멀리 떠나면 그것으로 영영 독립이다. 집에 얹혀사는 자녀를 보며 같이 더 오래 살게 되어 다행이다 여기며 용기와 격려를 해줘야 하겠다. 혹시나 힘들어 마약을 한다거나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도록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인 단체들도 관심을 갖고 젊은이들의 취업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박문규 / LA 평통위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