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도 경제발전 구가하지만 성장 고통도 함께 겪어
공룡 스포츠용품기업 나이키와 세계굴지 컴퓨터칩 메이커 인텔로 대표돼온 포틀랜드 경제에 최근 하이텍 스타트업 바람이 불면서 고도성장 가도를 질주하고 있지만 바로 그 경제성장이 수반하는 빈부격차의 고통도 함께 겪고 있다.
포틀랜드 경제는 지난 2013~15년 마이애미에 이어 전국 2위의 일자리 증가율을 기록하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직은 스타트업들이 대부분 걸음마 단계로 오래전에 시애틀 스타트업들이 지나간 길을 답습하지만 전망은 매우 밝다.
아마존은 지난 2015년 포틀랜드의 비디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엘레멘털 테크를 5억달러에 인수했다. 데이터 스타트업인 리플렉트는 지난해 역시 시애틀의 한 창업지원 전문기업으로부터 개발된 지 3개월 된 프로그램에 25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실리콘밸리의 하이텍 대기업들도 포틀랜드에 속속 지사를 설립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터무니없는 주거비용에 시달리는 이들 대기업의 직원들은 포틀랜드 지사 전근을 다투어 자원한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월등하게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부 전입자들이 계속 늘어나면서 포틀랜드 부동산시장이 시애틀처럼 과열현상을 빚게됐다. 시애틀과 실리콘밸리에서 옮겨온 사람들이 주택을 오퍼가격보다 높게 주고 구입하기 일쑤다. 그에 따라 지난해 포틀랜드 주택가격 상승률은 전국평균을 크게 앞질렀다.
주민들의 소득도 양극화 현상을 빚고 있다. 패스트푸드 식당 등 접객업소 종업원들의 연간소득이 평균 2만1,000달러인데 반해 하이텍 기업 직원들은 13만달러 이상에 달한다. 경제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중산층 주민의 소득은 미미하게 늘어났을 뿐이다.
저소득층이 극심한 주택난에 시달리자 포틀랜드는 작년 선거에서 서민주택 2만4,000가구를 짓도록 2억5,800만달러 규모의 채권발행안을 주민투표로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시의회는 20유닛 이상의 아파트를 짓는 개발업자들은 전체 유닛의 20% 이상을 서민용으로 배정하도록 의무화하는 조례를 가결하는 등 경제성장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