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커피의 매력

2017-02-01 (수) 08:21:49 대니얼 김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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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사람들이 물 다음으로 즐겨 마시는 음료다. 커피는 건강에 좋은 점과 나쁜 점, 양면을 모두 갖고 있다. 좋은 점은, 의학자의 견해를 빌면 커피를 꾸준히 마시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고, 제2 당뇨병의 발생위험을 낮출 수가 있고, 천식치료 및 간 경변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는 독이다’라고 주장하는 측은 커피에는 카페스톨과 키웨올 성분이 들어 있어서 위산과다증이 악화될 수 있으며 카페인을 분해하는 유전자 효소가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심장병 발병 확률을 높여주고, 많은 양을 마시면 불면증을 앓게 된다.

그렇지만 커피는 건강의 장, 단점을 떠나서 물과 달리 우리들에게는 친근하고 매력적인 식품이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난 후 마시는 한 잔의 모닝커피, 추운 겨울 밤 저녁 산책길을 걸으며 연인과 사랑을 속삭이며 마시는 커피, 문인이 멋진 글 한 편을 탈고하고 난 후 마시는 한 잔의 커피, 이럴 때 마시는 커피는 구수하기 보다는 달콤하고 마치 세속에서 해탈한 것 같은 황홀한 느낌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커피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따른다. 지난 주 나는 평소 치아가 나빠 나이가 더 들기 전에 4개의 치아를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하기위해 치과병원을 찾았다. 수술하기 전 혈압검사에서 혈압이 평균치를 훨씬 넘게 나왔다. 몇 번을 다시 측정했지만 마찬가지. 의사가 오늘 아침 먹은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예약시간이 아침 이른 시간이라 운전 중 졸지 않으려고 커피를 평소보다 3배 가량 더 많이 먹었다고 했다. 그것이 원인이었다. 커피를 마시지 않고 이틀 후에 다시 혈압을 측정해 보니 정상이어서 무난히 수술을 하게 됐다.

커피는 마시는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어떤 곳에서 마시는 커피가 가장 맛이 있을까… 어느 TV 방송사가 찍은 다큐멘터리에서 복잡한 서울 시내의 최근에 지은 아파트의 옥상에 꽃과 유기농 채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옥상정원 가장자리에 작은 테이블이 4개 놓여 있었다. 고층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들이 의자에 앉아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에 고층 빌딩 옥상에서 주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커피를 마신다. 녹색 쉼표인 옥상정원. 오상정원이 삭막한 도심 속에서 삶에 찌들은 도시인들에게 스트레스를 떨쳐 버릴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고층 건물의 옥상정원의 최초 설계자는 오스트리아의 화가이자 건축가인 훈데르트바서(1928-2000)다. 색상의 마술가로 불리는 그의 작풍은 구불구불한 나선, 밝은 연두와 노랑이 나선과 교차하며 마치 꿈을 그린 듯한 동심을 품은 화려한 색상으로 마력같이 사람을 사로잡는다.

훈데르트바서의 대표작인 건축물 작품으로 나는 ‘블루마의 온천 휴양지’(1994)를 좋아한다. 이 작품에는 도시를 탈출하여 자연 속에 살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이 오롯이 담겨 있다. 아름다운 꽃밭과 나무들, 굴곡진 연못 속에 자리 잡은 인형의 집 같은 온천장, 곡선미가 넘치는 잔디밭 언덕 속에 지어진 오두막집, 통나무로 지은 이 오두막집이 귀엽고 앙증스럽다. 관광객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 통나무 의자에 앉아 놋쇠주전자로 끓여낸 양철 컵 속의 커피를 마신다. 이 오두막집들은 영화 ‘반지의 제왕’의 ‘호빗마을’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유명한 집이다. 어디까지가 자연이고 인공물인지 모를 정도로 자연과 완벽하게 어우러진 ‘블루마의 온천 휴양지’. 언젠가 기회가 되면 호빗마을의 오두막집에서 양철 컵에 따라 놓은 따끈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

<대니얼 김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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