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은 성역도시로 남는다”

2017-01-26 (목) 01: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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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 시장, 트럼프의 연방지원 중단위협 행정명령 일축

▶ 킹 카운티도 같은 입장 밝혀

에드 머리 시애틀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재원중단 위협을 일축하고 시애틀은 연전히 이민자들의 ‘성역도시’로 남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고 추방하는 연방정부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성역 도시’들엔 연방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25일 서명했다.

머리 시장은 25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은 일본계 미국인들의 강제수용 이후 미국 이민역사상 가장 어두운 날”이라며 시애틀 시는 헌법에 위배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며 시애틀시의 가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리 시장은 즉각 시정부 모든 부서에 연방정부 재정지원을 뺀 새로운 예산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예산부족을 메우기 위해 세금징세안을 주민투표에 상정할 가능성도 비쳤다. 지난 2015년 시 정부가 연방정부로부터 받는 재정 지원은 8,500만 달러였다.

머리 시장은 특히 시애틀경찰국이 연방정부로부터 받는 연간 1,000만 달러의 지원금이 중단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대학(UW)의 앤벨리카 샤자로 부교수(이민학)는 “트럼프 대통령이 캠페인 과정에서 내세웠던 반이민공약을 실천할 것으로 보이지만 성사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샤자로 교수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성역도시’ 및 주정부들을 흔들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서명한 ‘관타나모 교도소 폐쇄’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8년이 지난 현재 이 교도가 건재한 것 처럼 트럼프의 행정명령도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킹 카운티의 다우 콘스탄틴 수석행정관도 머리 시장과 뜻을 같이 했다. 그는 “킹 카운티는 어린이들과 가족들을 음지로 몰아넣지 않고 그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여러 지자체들과 함께 불법체류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튼튼한 대응장치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맞서 이날 뉴욕, 워싱턴D.C., 시카고를 비롯한 전국의 39개 도시와 364개 카운티 정부가 보호정책을 계속 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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