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너그러움으로 밝아지는 세상

2017-01-16 (월) 박혜자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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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계획하며 책상 앞에 앉아 본다.

어디선가 ‘꼬끼오’하는 닭의 우렁찬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점점 짧아지는 종착역의 거리를 생각할 때면 한시도 헛되게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젊은 시절처럼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면 실천하기 힘들게 되므로 나의 건강과 나이를 생각해서 가능한 것을 생각해 본다. 다.

어느 닭 이야기가 생각난다. 닭 한 마리가 모이를 쪼아 먹느라 돌아다니다가 풀밭에서 하얀 알을 하나 보았다. 닭은 그 알을 품고 앉았다. 따뜻하게 오래 품고 알이 깨지면서 나온 것은 그런데 병아리가 아닌 오리 새끼였다.


그러나 어미닭은 꼼틀거리는 새끼오리를 자기 새끼인 듯 정성껏 키웠다. 새끼오리는 어미닭이 자기 엄마인줄 알고 졸졸 따라다니는 아름다운 광경을 화면을 통해서 보며 마음이 흐뭇?다. 닭이 좋은 가르침을 주었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주위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챙기며 실천 가능한 일부터 해야 하겠다.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하면서, 아까운 시간에 남의 험담을 하지 말고 상대방의 좋은 점을 찾아 칭찬해 주고 격려해주는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고 싶다.

이루지 못할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가능한 작은 일이나마 실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새해에는 마음을 가다듬고 주위 사람들을 이해하며 좀 더 넓은 아량으로, 마치 닭이 오리알을 품듯이 너그러운 태도를 갖는다면 사회가 더욱 밝아지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리라.

<박혜자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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