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야 (The Wilder Plain)

2017-01-05 (목) 08:17:56 변만식 윤동주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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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날에 Erstwhile
하늘이 처음 열리고 In the beginning, the Heaven was open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Nowhere the cockcrowing was heard then

모든 산맥들이 At the time of longing mountains were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Rushing down to the sea, none dared to
차마 이 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Invade this land

끊임없는 광음을 Time flew ceaselessly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Seasons changed hastily, in bloom or in fade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The big river finally opened up the flow


지금 눈 내리고 Snow’s falling. The lone fragrant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Of maewha blossom is lingering far off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Plant now, the seeds of song of sincerity

다시 천고의 뒤에 Afar passing of the remote time. There, the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Superman will come to ride on a white horse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Let him sing aloud the song of jubilation

이육사(1904-1944) / 영문번역 변만식

이육사가 태어난 1904년, 아직은 대한제국의 주권이 살아있었다고 하지만 1910년에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고 조국이 패망하는 비참한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성장한 이육사는 역사를 잃은 울분에 북받쳐 펜을 들고 일제에 항거하는 시를 써나갔다. 심훈(1901) 이육사(1904) 그리고 이상(1910)과 같은 일련의 시인들을 후세 사람들은 저항시인이라 부른다. 독립을 가져올 사나이, 그는 분명 눈부신 백마를 타고 불현듯 나타나는 수퍼맨이었다.“광야”는 해방후 처음으로 국어 교과서에 실렸고 이 시를 읽으면서 많은 젊은 학도들이 조국광복의 벅찬 환희의 눈물을 흘렸었다.

<변만식 윤동주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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