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북미 한인사회 10대 뉴스

2016-12-30 (금) 1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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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둡고 안타까운 사연 속에 경사스러운 뉴스도

붉은 원숭이 해인 2016년이 저물었다. 지난 한해 서북미 한인사회에선 대체로 밝고 즐거운 소식보다 어둡고 안타까운 사연이 많은 편이었다. 한인여성들이 살인혐의로 기소됐고, 멀쩡했던 한인청년이 시체로 발견됐다. 두 장성한 입양인이 각각 생모와 상봉했지만 꼭 경사스럽지는 않았다. 한국의 거포 이대호 선수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해 한인들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고 정상기판사와 신디 류 하원의원 등이 재선했다. 한인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10대 뉴스를 간추렸다. <편집자註>

‘매리너스 이대호’시애틀 대활약


한국 프로야구의 ‘빅보이’ 이대호가 새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하면서 한인들을 들뜨게 했다. 이대호는 400만 달러의 마이너리그 계약에 합의했지만 시즌 시작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승격돼 시즌을 시작했다. 올 시즌 전반기는 대활약을 펼쳤지만 후반기 들어 주춤했고 시즌을 마친 뒤 현재 한국으로 귀국한 상태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율 0.253, 홈런 14개, 49타점을 기록했다.
매리너스는 내년 시즌에도 이대호와 재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양측이 제시한 연봉에 차이가 있어 복귀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본시리즈의 2015년 최우수 선수인 이대호는 일본에서 4시즌 동안 타율 0.293, 98홈런, 348타점을 기록했었다.


한인 판사 3명, 신디 류 모두 재선 성공

워싱턴주 한인 판사 3명과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 의원이 올해 선거에서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킹 카운티 법원의 정상기, 전형승 판사가 단독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3선에 도전한 지명희 판사는 76%의 압도적인 득표로 도전자인 토마스 클라인 변호사를 따돌렸다. 이들 증 1.5세로 다양한 분야의 한인사회 봉사에 앞장서온 정 판사는 “한인사회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선거분위기를 미리 장악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누구도 도전장을 내밀지 못한 것 같다”며 한인사회에 감사를 표했다.
신디 류 의원도 4선에 도전해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지만 워싱턴주 밴쿠버지역에서 출마한 남동생 샘 김씨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많은 한인들은 비록 그가 패배했지만 그의 도전에 큰 박수를 보냈다.


설자워닉, 신디 류 의원 국민훈장

올해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시애틀지역에서 2명이나 국민훈장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주인공은 설자 워닉 타코마 대한부인회 이사와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한국 정부는 지난 7월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남녀 양성평등 등을 위해 헌신해온 60여명에게 훈장ㆍ대통령표창ㆍ총리상ㆍ장관상 등 국민포상을 수여했다. 이 가운데 설자 워닉씨가 최고 훈격인 국민훈장을 받아 서북미 한인으로는 8번째 영광을 안았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류 의원이 한국 외교부가 선정한 제10회 한인의 날 유공 포상 대상자에 포함돼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으면서 9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벨뷰 한인여성 매춘조직 적발


새해 벽두부터 워싱턴주 최고 부촌인 벨뷰에서 대규모 한인여성 매춘조직이 적발돼 충격을 줬다. 킹 카운티 셰리프국은 1월 7일 벨뷰 고급 아파트 13곳에서 매춘알선 웹사이트인 ‘리뷰보드(www.reviewboard.net)’를 보고 찾아온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해왔으며 매춘여성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불법적으로 데려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매춘업주들의 강압으로 성매매를 해온 한인여성 12명을 구조했다고 밝히고 이들은 벨뷰 뿐 아니라 주기적으로 전국 15개주로 보내져 성매매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실종 김영광군 사체로 발견

한인 청년 김영광군이 실종 후 3주만에 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줬다. 지난 10월 워싱턴대학 인근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김군은 I-5의 162번 출구 부근에서 한국의 여자친구와 카톡으로 “길을 잘못 들었다”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 그의 가족과 워싱턴주 해병전우회, 워싱턴주 축구협회 회원들이 조지타운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하지만 김 군은 실종 22일만인 지난 11월 7일 오후 조지타운 인근 두와미시 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한인 그로서리업주가 강도 총격살해

지난 3월 타코마 인근 스패나웨이의 ‘퍼시픽 퀵마트’에서 업주 가족인 김민식(30ㆍ아번)씨가 업소에 들어와 담배 등을 훔치려던 자킬 메이슨(21)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많은 한인들이 안타까워했다. 한달 전에는 김씨 부인이 가게에 침입한 권총강도 타이론 프로펫(23)의 총격을 받고 복부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김씨 사건 당시 폐쇄회로(CC) 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피해자인 메이슨이 물건을 훔쳐가려다 김씨와 몸싸움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수사 당국은 김씨가 메이슨을 등 뒤에서 총격했다며 그를 살인혐의로 체포했다.


한인여성 살인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페더럴웨이에서 살았던 한인 경희 다우들(46)씨가 1급 살인 및 위증, 사기 등 5건의 혐의로 사건 5년여 만에 기소됐다. 그녀는 2011년 페더럴웨이에서 일식당 ‘이자카야’(Izakaya)를 운영했으며 그 식당에 매주 2~3 차례 저녁식사를 해온 일본계 토시오 오타(당시 75살)가 그 해 3월 중 실종됐다. 용의자로 떠오른 다우들 여인은 한달 뒤 일본으로 도주했고 검찰은 그녀의 체포에 500만 달러 현상금을 걸었다. 경찰은 오토씨가 2011년 3월 둔기로 머리를 맞아 살해됐으며 다우들 여인은 두 남자를 고용, 그의 사체를 동부지역으로 옮긴 뒤 관개수로에 버린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타코마 한인여성 반세기만에 딸 만나

타코마 한인여성 차 선씨가 옛날 한국에서 입양 보냈던 딸과 50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차씨는 1966년 6월 생후 10개월된 딸을 사회봉사 단체를 통해 미국에 입양시켰다. 코네티컷의 미국인 가정에 입양돼 ‘신디 번스’라는 이름을 갖게 된 딸은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다. 평생 생모를 그리워해온 번스씨는 작년 한국에 직접 나갔지만 어머니를 찾지 못했다. 그 때 남기고 온 DNA 샘플을 통해 타코마의 차씨가 생모일 가능성이 99.99%라는 통보를 받았고, 지난 5월 타코마 차씨의 집에서 눈물의 모녀 상봉이 이뤄졌다.

애담 크랩서 끝내 추방돼

미국인 양부모에게 학대받아 파양된 뒤 재입양한 양부모도 입양절차를 소홀히 해 시민권자가 되지 못한 애담 크랩서씨가 지난 10월 연방 이민법원으로부터 최종판결을 받고 37년 만에 한국으로 추방됐다. 지난 2000년 이후 입양된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어린이 시민권법’(Child Citizenship Act of 2000)에 따라 자동적으로 시민권자가 되지만, 크랩서씨가 입양된 당시에는 부모가 신청해야만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 11월 16일 한국에 돌아가 경북 영주에 있는 생모 권필주씨의 집에서 살면서 한국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한진 파산, 시애틀항 입항 거부

한국에서 1위이고 세계 7위였던 대형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파산을 하면서 시애틀항에서도 선적 거부 사태가 빚어졌다. 지난 8월 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애틀항은 46 부두 컨테이너 터미널을 전용 부두로 사용하고 있는 한진해운 선박들을 돌려보냈다. 시애틀항에서 물건을 싣고 외국으로 떠나야 하지만 화주들이 선박이 채권단에 의해 압류될 가능성을 우려해 선적을 포기하고 다른 업체를 물색하는 등 파장이 컸다. 한진해운이 사용했던 시애틀항 46부두 터미널은 최근 스위스 업체에 매각키로 결정됐다. 한진해운은 1979년부터 시애틀항에 운항을 시작했으며 이후 1994년부터 제46부두를 전용으로 사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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