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래세(未來世)

2016-12-28 (수) 08:10:57 이동원 락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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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저동 101번지 서대문 형무소
5사상4방(5舍上4房) 수인(囚人)번호 5098
특수폭행범 바보개(犬) 앞으로
플라토닉 Love를 봉투에 담아
차입(差入)하던 열일곱 속사랑 맘결
너 이제 잘 가라

마애(磨崖)의 천년 미소로 남은 너
금수강산과도 바꿀수 없는 너
온 세상 태울 불씨로 남을 너
이제는 도화(桃花)의 두 볼에 찍어줄
연지가 나에겐 없다
너 이제는 잘가라
이생의 마지막 꽃을 피울때
끽 소리 못하고
만가(輓歌)없이 옛집 찾아 가는 길

공겁(空劫)의 구천(求天)길 가로막는
삼도내(三途川)의 월천(越川)꾼이 되어주면
一生에서 부서진 꿈 다시모아
二生에서는 방합(蚌蛤)의 달빛이 되어
광화(光化)의 진주를 만드리라
너 지금은 잘가라


# 마애: 바위에 새긴 부처, 만가: 상여소리, 삼도내: 저승길에 있다는 강, 냇갈, 월천꾼: 강이나 냇갈을 업어서 건네주는 사람, 방합: 중국의 한강에 방합이라는 민물 조개는 보름 달빛이 비치면 그 달빛을 마시고 진주를 만든다는 전설이 있음.

<이동원 락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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